[경제칼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공존하는 시장, ‘감사합니다’의 역설이 주는 신호

주식시장은 늘 같은 길 위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함께 놓여 있다. 지난주만 해도 끝없이 미끄러질 것만 같았던 미국 증시는 어느새 제자리로 되돌아오고 있다. 공포가 클수록 기회가 선명해진다는 오래된 격언이 다시금 실감되는 국면이다. 시장은 불안과 회복, 두 감정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중이다.

최근 반등 흐름의 원인은 단순히 기술적 되돌림에 그치지 않는다. 비트코인, 금, 빅테크 등 위험·안전자산이 동시에 반등하며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시장 분위기의 온도가 달라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마치 과거 ‘개그콘서트’의 ‘감사합니다’ 코너처럼, “감사합니다. 땡큐, 셰셰, 아리가토”를 되뇌는 듯한 심정일 것이다. 불확실성과 변동성 속에서도 숨통이 트이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오히려 지표의 부진이 시장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역설적 현상이다. 경제 서베이 지표들이 잇따라 약세를 보이면서,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 가능성이 급격히 부각됐다. 일주일 전만 해도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19%에 불과했지만, 현재 시장은 이를 82%까지 반영하고 있다. 금리 변화에 민감한 자산군이 한꺼번에 탄력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시장 안정의 배경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S&P500이 주요 기술적 레벨인 50일 이동평균선을(6721~6711선) 회복하며 CTA 매도의 위험을 크게 낮췄다. 지난주 128억 달러 규모였던 예상 매도 물량이 이번 주에는 18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한 것도 긍정적이다.
둘째, 연기금들의 11월 말 리밸런싱이 본격화되면서 60억 달러 규모의 S&P500 순매수가 유입될 전망이다.
셋째, 조정 과정에서 낙폭이 컸던 AI 관련 종목들에 대해 헤지펀드의 선제적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다.

실제 시장 지표도 이에 화답하고 있다. S&P500은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50일선을 되찾았고, 공포지수(VIX)는 이틀 새 약 35% 급락하며 불안 심리가 크게 완화됐다. 시장은 다음 달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80% 수준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2026년 말까지 세 차례의 추가 인하를 전망하는 등 비둘기파적 분위기가 힘을 얻고 있다.

향후 전망도 낙관론이 우세하다. 도이치뱅크, JP모건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2026년 말 S&P500 강세 시나리오를 잇달아 제시하며 중장기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단기적인 흔들림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시장 전반에는 ‘회복의 논리’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길 위에 함께 존재하듯, 시장에도 공포와 안도는 늘 동시에 찾아온다. 중요한 것은 흔들리는 국면에서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오늘의 회복은 단지 반등이 아니라, 시장이 다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을 되새기게 되는 요즘, 공포 속 기회를 읽는 눈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학불 기자,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