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화재 조사 독립위원회 구성…사망자 156명으로 늘어(종합)
홍콩 행정장관 "끝까지 책임 추궁"…입법회 선거 예정대로 7일 실시

30명 실종·79명 부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총 15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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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진압 중인 홍콩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 (홍콩=연합뉴스) 박수현 기자 = 27일(현지시간) 오후 9시 9분께 홍콩 북부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소방당국이 남아있는 불을 끄기 위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2025.11.28 suri@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한종구 권숙희 기자 = 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와 관련해 홍콩 당국이 독립위원회를 꾸려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화재 발생 7일차인 2일 사망자는 156명으로 집계됐으며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된 인원은 총 15명으로 늘어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성도일보 등 홍콩 매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행정 수반인 존 리 행정장관은 이날 화재 관련 브리핑에서 "여러 단계에서 발생한 오류를 시스템적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며 "법관이 주재하는 독립위원회를 구성해 화재 원인과 빠른 확산 원인 등 관련 문제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의 안전 문제, 담합 여부, 검사의 적절성, 책임자의 역할, 입찰 과정, 건물 소방 시스템 등을 조사 대상으로 지목하며 "정부는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더 많은 지원을 하며 제안과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 원인 조사와 함께 책임자 처벌도 강조했다.

그는 "끝까지 조사하고 진지하게 개혁해 슬픔과 분노를 개혁의 힘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관련된 모든 사람, 누구든 끝까지 책임을 묻고 추궁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장관은 "구조 작업을 멈추지 않고 어떤 가정도 포기하지 않으며 피해 가정의 재건을 지원할 것"이라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시선으로 사회의 정상 운영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는 7일 예정된 입법회 의원(국회의원) 선거에 대해서는 "선거를 예정대로 치르는 게 법률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정상 시행 방침을 확인했다.

그는 "새로운 입법회가 직무를 수행해야 법률 제정 및 개혁을 진행할 수 있다"며 "많은 업무가 입법회의 심의와 예산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26일 홍콩 북부 타이포의 32층짜리 아파트 '웡 푹 코트'에서 발생했으며, 건조한 날씨와 강풍 속에 43시간 만에 진화됐다.

홍콩 당국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156명이 숨지고 79명이 다쳤으며, 30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사망자에는 순직한 소방관 1명도 포함됐다. 156명의 사망자 중 신원이 확인된 인원은 127명이다.

홍콩 경찰은 이날까지 과실치사 혐의로 총 15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중 일부는 홍콩 반부패 수사 기구인 '염정공서'(ICAC)의 조사 대상이기도 하다.

이들은 보수공사 업체, 엔지니어링 컨설팅 업체, 2차 하도급인 비계 설치 업체와 외벽 공사업체 등의 책임자들이다.

일부는 보석 허가를 받았으며 이들 외에 추가로 체포될 가능성이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당국은 아파트단지 8개 동 중에서 화재의 영향을 받지 않은 유일한 1개 동에 대한 출입을 오는 3∼4일 임시로 허가했다. 주민들은 약 90분간 집에 들어가 귀중품 등을 갖고 나올 수 있게 됐다.

건물에 대한 수색 작업은 내부 수색을 마치는 대로 외부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무너진 비계 아래 깔린 시신이나 중요한 증거물이 있는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고인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시신 관련 사진을 삭제해달라고도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jkhan@yna.co.kr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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