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의 반박 "마약밀수범에 속은 백해룡…국가적 피해"(종합)
백해룡 "세관 마약수사 검사 입건" 반발에 장외 공방
X
백해룡 경정(왼쪽)과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 [촬영 황광모] 2025.10.27 [촬영 김인철] 2025.7.4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단에 파견된 백해룡 경정이 9일 과거 수사 검사들을 피의자로 입건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합수단이 자신이 주장해온 세관의 마약밀수 연루 의혹과 경찰 수사 외압 의혹을 모두 '사실무근'으로 판단하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백 경정은 검찰 등을 겨냥한 압수수색영장도 신청했다. 이에 합수단을 지휘하는 임은정 동부지검장이 백 경정을 정면 비판하며 거친 장외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백 경정은 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서울중앙지검과 인천지검에서 각각 세관 마약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 두 명을 피의자로 입건하겠다"며 "공수처에도 범죄 사실 인지를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공수처는 현직 검사의 직무유기·직권남용 등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갖고 있다. 검사들을 공수처 수사 대상으로 넘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백 경정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마약 사건을 덮은 검사들을 일단 업무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당시 기록을 보면 기가 막힐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초기 수사가 미흡했다'는 합수단 발표에 대해서도 문제가 된 2023년 9월 인천공항 실황 조사 조서 초안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합수단은 경찰이 말레이시아 국적의 마약 운반책 2명을 상대로 한 실황 조사에 통역인을 데려가지 않아 허위 진술 종용 등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백 경정은 합수단이 경찰 지휘부의 외압 의혹에 무혐의를 내린 데 대해 "외압이 있었지만 억울하다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최고 권력자가 (마약이 밀수되도록) 국경을 열어줬다는 게 사건의 본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임은정 동부지검장은 이날 오후 9시께 페이스북을 통해 백 경정이 "마약 밀수범들의 거짓말에 속았다"며 반박에 나섰다.
임 지검장은 "세관 연루 의혹의 증거가 마약 밀수범들의 경찰 진술과 현장검증이 전부였다"며 "마약 밀수범의 말은 이미 오락가락했으며 경찰 앞에서 거짓말을 거침없이 모의하는 게 영상으로 찍혀있으니 당황할 (수)밖에"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 경정이 속은 탓에) 경찰 수사 타깃이 사실상 마약 밀수 조직에서 세관 직원들로 전환됐다"며 "세관 직원들은 마약 밀수 공범으로 몰려 마약 수사에 전념하지 못했을 테니 직원 개개인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 여러모로 피해가 큰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임 지검장은 "고민하고 주저했지만, 서울동부지검 파견 직후 사실과 다른 백 경정님의 여러 주장과 진술을 겪은 터"라며 "백 경정님이 인천공항 실황 조사 영상에서 확인되는 것과 같은 실수와 잘못을 더는 범하지 않도록 기록을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away77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