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능가경』의 수행론

종상스님(본지 발행인)

불교의 목적이 깨달음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목적’의 사전적 의미는 그 어떤 것을 실현하려고 하는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의 관념. 또는 목표로 향하는 긴장, 실천 의지에 따라 선택하여 세운 행위의 목표이다. 불교의 팔만대장경이 왜 존재하는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이다. 다른 말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물이다. 그 수단물을 하나로 좁히다 보면, 결국에는 수행론에 있다는 것은 본고를 시작하면서 지적하였다. 다시 강조하지만, 모든 종교가 그렇지만, 특히 불교에서 수행론은 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다. 그리고 불교 수행론적 측면에서 『능가경』의 중요성도 굳이 언설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특히 동북아의 선수행에 있어서 『능가경』의 영향과 그 중요성은 별도의 장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능가경』에 관한 선행연구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다. 그만큼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학계뿐만 아니라 교계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본고는 『능가경』 사상 중에서 특히 수행론에 주목한다. 동아시아 불교 수행에 있어서 『능가경』 수행론의 실천적 면모가 뚜렷한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능가경』의 존재 이유가 수행론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정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능가경』에서 사용되고 있는 언어가 근거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능가경』에서 사용되고 있는 수행 관련 용어들을 조사했다. 결과는 다음 【표】와 같다. 이 조사에는 몇 가지 한계를 지닌다는 점을 밝힌다. 반드시 수행용어가 아닐 수 있다. 첫째, 여기서 조사되니 수행 관련 언어는 논자가 임의적으로, 무작위로 추출한 것이다. 둘째, 언어란 시대와 사회, 환경에 따라서 변한다는 일부의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지극히 세속제적인 기우일 수도 있다. 경전 기록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록한 내용으로 불교에서 신앙 대상이 되는 삼보 중의 하나인 법보이다. 제일의(第一義)의 진리. 열반, 진여, 실상, 중도 등의 진리를 가리키는 제일의제(第一義諦), 승의제(勝義諦), 진제(眞諦)란 얘기다. 비록 학문적인 논의의 장이지만, 법보에 사용된 기물인 언어가 변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별도의 논의가 필요할 지점으로 일단 보류한다.

【표】 『능가경』 수행용어 사용 현황


【표】에서 보면 『능가경』에는 불교 용어 중에 특히 수행 관련 용어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앞 장에서 우리는 『능가경』의 사상사적 위치에 대해 논의하였다. 그 결과 『능가경』이 불교의 두 핵심사상인 중관, 유식사상뿐만 아니라 여래장 사상, 선사상과 관련이 있는 경전이라는 견론을 내렸다. 이 장에서는 그 연장선에서, 또한 위의 【표】에서 몇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결과에 의해 우리는 『능가경』이 수행론 관련 경전으로 상정하고 논의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