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정치인 오면 질책한다…국민 괴롭힌 원죄"
"프란치스코 교황은 불교식으로 말하면 '자비보살'…깊이 애도"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 제주항공 참사 유족·산불피해자 등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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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하는 진우스님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부처님오신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4.22 mjkang@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의 방문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22일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오실 때마다 질책 아닌 질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우스님은 불기 2569년(2025년) 부처님오신날(5월 5일)을 앞두고 이날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이) 국민들을 너무 불편하게 했고 너무 괴롭게 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도 큰 재난이 생기거나 백성들에게 힘든 일이 생기면 왕이 '모든 책임은 짐에게 있다'고 자책했다고 말하며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괴롭게 한 원죄는 정치인들에게 있다. (중략) 모두 다 가지려고 하면 안 된다. 가지려면 반만 가져라"고 정치권을 향해 충고했다.
또 12·3 비상계엄 사태로 시작해 윤석열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이어지는 정치적 혼란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재판한 결론은 존중해야 하고 무조건 그것을 따라야 한다"며 "그것을 따르지 않으면 그야말로 국가가 형성될 수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공방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선 "잘못한 이가 있다면 그것은 형사적으로 3심(재판)을 통해서 결론이 나면 될 것 같다"며 "우리가 항상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 그냥 상투적인 용어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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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켜진 봉축탑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4월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봉축점등식이 열린 가운데 봉축탑 불이 켜져 있다. 올해 봉축 표어는 '세상에 평안을, 마음에 자비를'이다. 2025.4.2 nowwego@yna.co.kr
진우스님은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서는 "불교식으로 얘기하면 정말 자비보살"이라며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한다. 그야말로 왕생극락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영남 지방의 대규모 산불 등 국가적 재난이 이어진 가운데 어떻게 하면 상한 국민의 마음을 평안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서 부처님오신날 행사 등을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부처님오신날인 다음 달 5일 조계사에서 열릴 봉축법요식에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족, 산불 피해 주민, 전세 사기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와 고통받는 이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조계종은 최근 국민의 정신 건강 증진을 목표로 국제선명상 축제를 열고, 총림 방장스님과 원로 수좌 스님 7명을 초청해 법문을 듣는 '국난극복과 마음치유를 위한 담선대법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왔다. 이들 행사에는 각각 6만여명, 1만여명이 참가했다.
특히 이달 초 코엑스에서 개최한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는 작년의 두배 수준인 연인원 약 20만명이 찾았다. 이 가운데 20∼30대가 70%를 넘길 정도로 젊은 층이 호응했으며 무종교인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종교의 구분을 넘어섰다고 조계종은 파악했다.
조계종은 또 올해 부처님오신날이 5월 5일 어린이날과 같은 점을 고려해 연등 행렬 선두에서 어린이들이 걸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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