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표심 겨냥 세종시대 공약 경쟁…대통령실 이전은 의견차
국회의 세종 이전에 민주당·국민의힘 모두 공감대
민주 후보들, 집무실 이전 공감…이재명 '단계적 이전', 김경수·김동연 '세종이전'
국민의힘 주자들 의견 분분…洪·安 "청와대 복귀", 韓 "일단 용산" 羅 "개헌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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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임형섭 김치연 기자 = 6·3 대선을 앞두고 21일 정치권에서 충청 표심을 겨냥해 이른바 '세종시대'를 열자는 공약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회의 세종 이전에 대해선 과거부터 논의가 이어져 온 만큼 대체로 공감대를 이룬 모습이다. 다만,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겨간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는 문제를 두고는 대선 주자 별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김경수·김동연(기호순) 후보는 공통으로 대통령 집무실 및 국회의사당의 세종 완전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우선 이 후보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균형발전의 심장 충청을 행정·과학 수도로 만들겠다"며 "임기 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건립하겠다"고 공약했다.
김경수 후보도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국회와 대통령실까지 세종으로 이전해 행정수도를 마무리하는 게 대한민국 전체 구조를 짜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김동연 후보 역시 그동안 "대통령실, 국회, 대법원, 대검을 세종시 및 충청권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다만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이전 시기를 언제로 설정할지, 특히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상징 격인 용산 대통령실을 두고는 세 후보의 입장이 미묘하게 갈린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 토론회에서 "용산을 우선 쓰면서 신속히 청와대를 보수해 들어가는 게 좋겠다"며 "임기 내 세종 집무실을 완공하면 마지막 종착지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용산→청와대→세종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이전' 구상을 밝힌 셈이다.
이와 달리 김경수·김동연 후보는 대통령 집무실을 즉각 다른 곳에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경수 후보는 14일 회견에서 "용산 대통령실을 단 하루도 사용해선 안 된다"며 임기와 동시에 서울 정부종합청사와 세종에 이원 집무실을 설치해 집무를 본 뒤 세종으로 이전 방안을 제안했다.
김동연 후보는 지난 2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다음 대통령은 당선 즉시, 부처가 있는 세종에서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며 대통령실 조직 축소 등을 통해 곧장 세종에서의 집무가 가능하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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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 (청주=연합뉴스) 이성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9일 오후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후보. 2025.4.19 chase_arete@yna.co.kr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낡은 정치의 상징이 돼버린 여의도 국회 시대를 끝내고 국회 세종시대의 새로운 문을 열겠다"며 국회의 세종 완전 이전을 공언했다.
현재 국회가 있는 여의도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민환원추진위원회를 꾸려 시민을 위한 열린광장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대통령 집무실에 대해선 세종에 제2의 집무실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라, 집무실을 아예 세종으로 옮기겠다는 민주당 후보들의 구상과는 차이가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도 집무실 이전을 두고는 각기 입장차를 보인다.
홍준표·안철수 후보는 청와대 복귀를 주장한다.
홍 후보는 지난 15일 비전발표회에서 "대통령은 청와대로 복귀해야 한다"며 "청와대는 국격의 상징이고 나라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 이전에 대해서는 이날 개헌을 거쳐 상·하원제를 도입해 상원은 여의도에, 하원은 세종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지난 8일 대선 출마 선언에서 "청와대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며 "일단은 용산에서 시작하되 지금 청와대의 규모를 좀 줄여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경호를 잘하게 만들면 된다. 나머지는 국민에게 일부 개방하는 미국 백악관 모델을 차용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동훈 후보는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그럼 용산으로 들어가지 않고 호텔에서 일할 것인가. 현실적으로 지금은 일이 먼저"라며 일단 용산에 잔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문수 후보는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나경원 후보는 "세종시 이전에 대해서도 열려있지만, 절차가 필요하다"며 "세종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건 명백한 헌법 개정 사항"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이날 "대통령이 되면 취임 이후 바로 세종시에 의사당과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세종에 설립되기 전까지는 정부서울청사를 임시 집무실로 이용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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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1차 경선 후보들 (서울=연합뉴스)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1차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 에 참석한 후보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정복, 홍준표, 김문수, 안철수, 양향자, 나경원, 이철우, 한동훈 후보. 2025.4.18 [국회사진기자단]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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