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케데헌'으로 전환점…美서브컬처→대중문화로 변화"
넷플릭스, 한류 인사이트 강연…김숙영 UCLA 교수 "韓제품 소비로도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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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영 미국 UCLA 교수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올해가 미국 내 한류 확산에 있어서 획기적인 한 해에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한류를 단발적인 영향에서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정착시키는 전환점을 만들었죠."

김숙영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극·영화과 교수는 23일 서울 성동구 앤더슨씨에서 넷플릭스 연말 기자 송년회 일환으로 열린 한류 인사이트 강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한류에 미친 영향을 이같이 짚었다.

이전에도 싸이의 '강남스타일' 인기부터 방탄소년단(BTS) 팬덤, '오징어게임' 시리즈 열풍까지 미국에서 이른바 'K-콘텐츠'가 주목받았던 적은 많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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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장 큰 차이점은 한류가 서브컬처(하위 문화)에서 벗어나 남녀노소 알고 즐기는 대중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 K-팝이 인기는 있었지만 가장 화제가 되는 서브컬처 정도라고 생각해왔다"며 "그런데 한국 콘텐츠가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날개를 달았고, 대중문화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올해는 어린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케데헌'이 인기를 끌었다.

그는 "그간 K-팝의 중심은 춤과 퍼포먼스라고 여겨졌는데, '케데헌'은 실제 인간이 아닌 (애니메이션) 아이돌을 표현하다 보니 음악적인 요소를 더 집어넣게 됐다"며 "누구나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가 매력이 됐다. 미국이 뮤지컬의 나라인 만큼 더 반응이 좋았다"고 분석했다.

어린 연령층이 '케데헌'을 함께 보고 한국 문화를 접했다는 것도 고무적인 지점이다.

김 교수는 "이 사람들이 자라나면서 K-콘텐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장기간 이어갈 것"이라며 이들이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할 때마다 K-콘텐츠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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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영 미국 UCLA 교수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케데헌'의 대중적인 인기를 증명하듯 미국의 가장 중요한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 '케데헌' 속 호랑이 캐릭터 더피가 등장했고, 핼러윈에는 작품 속 아이돌 그룹 사자보이즈로 분장한 사람들도 많았다고 했다.

그저 문화 향유에 그치지 않고 한국 제품의 소비로도 이어지고 있다.

김 교수는 "미국 대형 할인매장에서 K-뷰티 제품만 매진되는가 하면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농구 경기장에 한국 치킨집이 입점했다. 올해 미국 내 한국 치킨 시장이 22% 성장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가며 K-콘텐츠가 생활에 스며들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케데헌'은 뷰티·푸드·패션·관광 분야에서 한류 열풍을 심화시켰다" "한류 지속을 위해 우선 양질의 콘텐츠가 뒷받침돼야 하고, 이어 한국 제품 소비가 이뤄지면서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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