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6년 만의 방중…관계개선 굳히고 한반도 실마리 풀까
국빈방한 두달 만에 국빈방중…경제협력 이어 '한한령 완화' 기대감

대북정책 지지 확보 관심…미중·중일 갈등, 북중러 밀착 등 제약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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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한중정상, (경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1.1 superdoo82@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에 이어 베이징에서 두 달 만에 다시 마주 앉는다.

앞선 정상회담에서 한중관계 복원의 기초를 공고히 했다면, 이번엔 그 흐름을 궤도 위에 안정적으로 올려놓고 이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의 추동력까지 확보하는 것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30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다음 달 4∼7일 중국을 국빈 방문,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두 정상의 대좌는 지난달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 대통령의 방중은 2019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6년여 만이다.

앞선 시 주석의 경주 방문 역시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의 방한이었다.

2016년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 윤석열 정부의 미일 결속 기조 속에 냉각됐던 한중 관계의 해빙 추세가 확인되는 대목이다.

특히 취임 7개월 만에 중국 정상의 국빈 방문과 한국 정상의 답방이 연쇄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그만큼 관계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 대통령은 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중심에 두되 한중관계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국익중심 실용외교' 노선으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해 왔다.

실제로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접점을 찾아 첫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 "한중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했다"(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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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의장국 지위 인계 (경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의장국 인계식에서 2026 APEC 의장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의장직 지위를 넘기며 악수하고 있다. 2025.11.1 photo@yna.co.kr

따라서 이 대통령은 이번 방중을 통해 양국의 소통 채널을 공고히 하며 경제 분야 중심의 관계 복원 흐름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에서 K팝 공연이 개최될 가능성도 거론되는 만큼 '한한령'의 완화 흐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나아가 한반도 평화 등 안보 의제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이 시 주석으로부터 한반도 평화 구상에 대한 지지를 받아낸다면 북한을 대화의 무대로 끌어내는 작업에도 한층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올해 한국 외교를 제 궤도에 올려놓은 성과를 토대로 내년에는 본격적인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를 추진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목표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안팎의 정세는 마냥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엔 섣부른 실정이다.

한중관계의 가장 큰 제약 요인인 미중 갈등은 최근 다소 진정 국면에 들어서는 듯했으나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 등으로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중일 갈등의 격화까지 겹친 만큼 중국은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한국의 외교 노선을 향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유지한 채 대화에 임할 것을 보인다.

올해를 거치며 동북아에 부쩍 선명하게 그려진 '한미일 대 북중러' 밀착 구도가 흐려질 기미도 아직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해 구조물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등 오래된 한중 갈등의 불씨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 등 최근 이슈가 돌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방중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려면 정상회담 직전까지도 다양한 변수를 염두에 둔 총력외교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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