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약금 면제 시작…이통시장 '번호이동 경쟁' 재점화 조짐
SKT·LGU+ 리베이트 확대…규제당국은 마케팅 과열 경고
KT 이탈 고객 규모 첫 주말이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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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 위약금 면제 나선 kt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kt가 해킹 사태와 관련한 책임 조치로 2주간 위약금을 면제하고 데이터 추가 제공 등 고객 보상책을 시행한다.
사진은 31일 kt가 앱을 통해 고객에게 안내한 해지 위약금 관련 메시지. 2025.12.31 ksm7976@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KT가 해킹 사태 후속 조치로 해지 위약금 면제와 고객 보상안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이동통신 시장 가입자 쟁탈전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KT 이탈 규모는 제한적이지만, 위약금 면제가 본격 적용되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대규모 번호이동이 촉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는 번호이동 고객 유치를 위해 판매장려금(리베이트) 규모를 키우며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유통망을 중심으로 단말별 지원이 확대되면서 판매 경쟁이 불붙은 것이다.
일례로 SK텔레콤은 5G 프리미엄 요금제 기준 갤럭시 S25 시리즈·Z플립7 번호이동 가입자에 약 90만원대 중후반, Z폴드7에는 100만원대 중후반, 아이폰 17에는 80만원대 초반 수준의 리베이트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도 이와 비슷한 조건을 제시해 실제 소비자 부담액은 대체로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 이탈 우려가 큰 KT는 기기변경 고객 유지를 위한 관리에 공을 들이는 한편, 일부 유통채널에서는 번호이동 지원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이탈 요인이 커진 상황에서 수성과 방어성 마케팅을 병행하는 양상이다.
다만 현재까지 실제 이탈 규모는 크지 않다.
KT가 위약금 면제와 고객 보상안을 발표한 전날 기준 KT 알뜰폰 이용자를 포함한 전체 망 기준 이탈자는 2천985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 평균 이탈자 수가 일일 2천700명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변동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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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SK텔레콤 사태 당시 단기간 급격한 번호이동이 발생했던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업계는 1월 1일과 첫 주말을 기점으로 이동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휴일·주말에 개통이 집중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탈 추이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통 3사의 과열 경쟁 조짐에 규제당국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최근 이통 3사에 공문을 보내 과도한 영업행위와 경쟁사 비방성 마케팅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일부 유통망에서는 'KT 위약금 면제'를 전면에 내세운 문자 메시지 발송, 현수막 게시 등 공격적 유치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통사들은 본사 차원에서 홍보를 권유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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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 위약금 면제를 기회로 삼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여긴다. 아울러 리베이트 상향 경쟁이 어느 수준까지 확산하는지가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KT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의 상향은 없다"며 "고객 케어 방안의 원활한 실행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binz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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