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Unsplash의Emily KenCairn of Apiary Studio


옛날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장차 손님을 청하여 소의 젖을 모아 대접하려 고 자리를 마련하고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만약 날마다 미리 소젖을 짜두면 소젖은 점점 많아져 마침내 둘 곳이 없게 될 것이며, 또한 맛도 변해 못쓰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하기보다는 소젖을 소 뱃속에 모아두었다가 모임이 있을 때쯤에 한꺼번에 짜내는 것이 낫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어미소와 새끼를 따로 매어 두었다.
한 달이 지난 후 잔치를 마련하고 손님을 맞이하였다. 소를 끌고 와서 젖을 짜려 하였으나 그 소의 젖은 말라 없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거기 모인 손님들은 성을 내거나 혹은 비웃었다.
어리석은 사람도 이와 같아서 보시를 하려다가 ‘내게 재물이 많이 쌓이기를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보시하리라’고 생각하지만, 모으기도 전에 관청이나 수재(水災)나 화재(火災)나 혹은 도적에게 빼앗기거나 또는 갑자기 목숨을 마치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보시할 수 없게 된다. 저들 또한 이와 같다.

昔有愚人將會賓客,欲集牛乳以擬供設,而作是念:“我今若豫於日日中𤚲取牛乳,牛乳漸多卒無安處,或復酢敗。不如卽就牛腹盛之。待臨會時當頓𤚲取。”作是念已,便捉牸牛母子,各繫異處。卻後一月,爾乃設會迎置賓客,方牽牛來欲𤚲取乳,而此牛乳卽乾無有。時爲衆賓或瞋或笑。愚人亦爾,欲修布施,方言待我大有之時,然後頓施。未及聚頃,或爲縣官水火盜賊之所侵奪,或卒命終不及時施,彼亦如是。(《백유경(百喩經)》 권1, 〈어리석은 사람이 소젖을 모은 비유(愚人集牛乳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