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 결정문 낭독하는 문형배 권한대행
(서울=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 2025.4.4 [사진: 연합뉴스, 공동취재단]

다.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여러 진술증거를 제출하였는데,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음을 전제로 각 진술증거의 증거능력을 살펴본다.

(1) 수사기관이 작성한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등의 증거능력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성립의 진정과 임의성은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청구인이 아닌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나 진술조서는 절차의 적법성이 담보되는 조서, 즉 진술과정이 영상녹화된 조서 또는 진술과정에 변호인이 입회하였고 그 변호인이 진술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확인한 조서에 대해서는 증거로 채택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7. 3. 10. 2016헌나1 사건의 변론과정에서 이와 같은 기준을 밝혔고, 이는 뒤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이 개정된 것과 관계없이 여전히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2) 관련 형사사건에서 공범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조서의 증거능력

(가) 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요건을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요건(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과 일치시켰다.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에서 정한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에는 당해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뿐만 아니라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피고인이나 피의자에 대하여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도 포함되고(대법원 2023. 6. 1. 선고 2023도3741 판결 참조), 이는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도1889 판결 참조), 피고인이 자신과 공범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하여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 이를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

(나) 그러나 탄핵심판은 고위공직자인 피청구인이 그 직위에 따라 부여받은 고유한 의무와 책임을 고려하여 그의 직무수행이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지를 판단하여 그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이므로, 형사재판과 같이 ‘공범’의 개념을 상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이 자신과 공범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 이를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절차에서의 전문법칙은 탄핵심판절차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관련 형사사건에서 피청구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나 진술조서는 이 사건 탄핵심판절차에서는 어디까지나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청구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제3항이 아니라 같은 조 제4항을 준용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위 2020. 2. 4.자 형사소송법 개정 당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은 개정되지 않았으므로, 피청구인과 관련 형사사건에서 공범 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한 수사기관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 또는 진술조서는 비록 피청구인이 그 내용을 부인하더라도, 그 진술과정이 영상녹화된 조서 또는 진술과정에 변호인이 입회하였고 그 변호인이 진술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확인한 조서에 대해서는 증거로 채택함이 타당하다.

(3) 국회 회의록의 증거능력

국회의 회의는 공개함이 원칙이다(헌법 제50조 제1항 본문). 이에 따라 국회의 회의에서 이루어진 진술은 본회의나 위원회에서 의결로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통상적으로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이나 언론 등을 통하여 생중계되며, 회의가 그대로 녹화된 영상회의록도 공개된다. 국회의 회의록은 조서가 아닌 속기로 작성되고, 본회의의 회의록에는 국회의장 또는 그를 대리한 국회부의장 등이, 위원회의 회의록에는 위원장 또는 그를 대리한 간사가 각각 서명, 날인한다(국회법 제69조 제2항, 제3항, 제115조 제2항, 제3항). 발언자는 발언의 취지를 변경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회의록에 적힌 자구의 정정을 요구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속기로 작성한 회의록의 내용은 삭제할 수 없으며, 발언을 통하여 자구 정정 또는 취소의 발언을 한 경우에는 그 발언을 회의록에 적어야 한다. 회의록은 비밀 유지나 국가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가 아닌 한 의원에게 배부하고 일반인에게 배포한다(국회법 제71조, 제117조 제1항 내지 제3항, 제118조 제1항).

이처럼 국회 회의록은 그 서면 자체의 성질과 작성과정에서의 법정된 절차적 보장에 의하여 고도의 임의성과 기재의 정확성 등 절차적 적법성이 담보되어 있다. 그리고 국회 회의록에는 증언과 관련한 전후 발언들이 빠짐없이 기재되어 진술자가 진술에 이르게 된 경위나 분위기, 진술의 맥락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국회에서의 진술은 공개된 회의장에서 국회의원들에 의하여 검증되고 탄핵되므로 제3자가 일방적으로 한 진술과도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따라서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을 기재한 국회 회의록은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3호의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에 준하여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는 서류라고 볼 수 있다.

라. 결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탄핵심판절차에서 전문법칙에 관한 형사소송법 조항들은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따라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제출한 수사기관 작성의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또는 진술조서는 그 절차의 적법성이 담보되는 범위에서 증거로 채택할 수 있고,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을 기재한 국회 회의록은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3호의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에 준하여 증거능력이 있는 서류에 해당한다.

13.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조한창의 보충의견

우리는 이 사건 탄핵심판청구가 인용되어야 한다는 법정의견의 결론에 동의한다. 그러나 아래에서 살펴보듯이 탄핵심판의 중대성, 피청구인의 방어권 보장 등을 고려할 때 헌법재판소가 앞으로는 탄핵심판절차에 있어서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해두고자 한다.

가. 탄핵심판에서 전문법칙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태도

(1) 헌법재판소법은 탄핵심판절차에 관하여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 등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고(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 형사소송법의 준용이 탄핵심판의 성질에 반하는지 여부는 탄핵심판의 목적과 본질, 파면이라는 효과의 중대성, 탄핵심판기간 동안 피청구인의 권한행사가 정지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헌법재판소가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7. 3. 10. 2016헌나1 결정 이래로 수사기관이 작성한 사건관련자들의 피의자신문조서나 진술조서에 대하여, 피청구인이 동의하지 않은 경우라도 절차적 적법성이 담보되는 조서, 즉, 진술과정이 영상녹화되었거나, 진술과정에 변호인이 입회하였고 그 변호인이 진술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확인한 경우에는 그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국회 회의록의 경우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3호의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로 보아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증거능력 인정 요건은 헌법재판소가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완화하여 적용한 결과라고 할 것이다.

나.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의 엄격한 적용 필요성

(1) 탄핵심판절차에 ‘형사소송법’의 우선 준용 취지

탄핵심판의 경우 형사소송법을 우선 준용하도록 한 취지는 탄핵심판이 공직 파면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는 절차인 점, 형사소송절차에 따르는 것이 피청구인의 절차적 기본권 내지 방어권을 충실히 보장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2) 형사재판에서의 공판중심주의 경향과 반대신문 기회의 보장

형사소송법은 공판중심주의를 점차 강화하고, 전문법칙을 엄격히 적용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2007. 6. 1. 개정된 형사소송법은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요건으로 ‘피고인의 반대신문 기회의 보장’을 추가하였고(제312조 제4항), 2020. 2. 4. 개정된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요건으로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내용 인정’을 규정하여(제312조 제1항),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정에서 해당 조서의 기재 내용이 실제사실과 부합함을 인정하지 아니하면 해당 조서를 증거로 채택할 수 없게 되었다. 이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에 대해 반대신문 기회를 인정함으로써 형사소송절차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구현하고(헌재 2013. 10. 24. 2011헌바79 참조), 나아가 법정이 아닌 곳에서 작성된 전문증거에 잠재된 진술의 왜곡 우려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진술증거는 어떠한 사실을 지각하고 이를 기억한 다음 다시 표현하고 서술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개입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반대신문권의 보장은 형사소송에서 진술증거의 진실성과 신용성을 담보하는 주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3) 탄핵심판절차의 구도와 운영

탄핵심판절차는 기본적으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피청구인의 법적 책임을 묻고, 피청구인이 이에 대해 방어하는 구도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청구인이 소추사유에 대한 주장과 입증을 하고, 피청구인이 이를 반박하고 증거를 탄핵하며 상호 대립하는 구조로 진행되는 탄핵심판절차에서는 형사소송절차에서와 같이 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탄핵심판은 서면심리를 원칙으로 하는 위헌법률심판이나 헌법소원심판(헌법재판소법 제30조 제2항)과 다르게 필요적 변론사건으로(같은 조 제1항), 공개된 심판정에서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말로 사실과 증거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사건을 심리하게 된다. 변론과정을 통하여 헌법재판관이 심판정에서 직접 증거를 조사하고 피청구인에게 의견진술 및 반대신문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공정한 재판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으며, 나아가 헌법재판의 정당성과 신뢰성도 제고할 수 있다. 따라서 사건의 실체에 대한 심증 형성 및 소추사유의 인정은 가급적 형사소송절차와 같이 공개된 재판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를 기초로 하고, 전문증거에 대해서는 반대신문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대통령 탄핵심판의 중대성과 절차적 공정성 확보 필요

대통령은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된 민주적 정당성이 가장 큰 대의기관이자(헌법 제67조 제1항), 국가원수로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며(제66조 제1항), 국군 통수권을 지니고(제74조 제1항), 5년의 임기가 보장된다(제70조).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절차는 이처럼 헌법상 막중한 지위에 있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국민의 신임과 권한을 임기 중 박탈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로, 파면 결정은 그 직무수행의 단절로 인한 국가적 손실과 국정 공백, 국론의 분열현상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 등을 초래할 수 있고(헌재 2004. 5. 14. 2004헌나1 참조),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대통령 탄핵심판의 중대성과 파급력에 비추어 볼 때에도, 탄핵심판은 형사소송절차에 준하여 명확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고, 반대신문을 통하여 불리한 증거에 대한 피청구인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할 필요가 있다.

(5) 형사재판과 증거기준의 불일치 문제

탄핵심판절차와 민․형사 재판절차는 서로 별개의 절차이므로 서로 독립적으로 진행되고 독자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동일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한 탄핵심판, 형사재판에서 각기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법질서의 통일성과 재판에 대한 신뢰가 저해될 것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탄핵소추사유가 형사범죄사실과 관련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은 탄핵심판절차에서도 가급적 엄격히 적용하여 탄핵심판과 형사재판 사이의 불일치를 가능한 줄일 필요가 있다. 이는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형사재판의 결과를 탄핵심판에서 고려할 수 있도록 한 헌법재판소법 제51조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6) 소결

이와 같이 절차의 공정성과 피청구인의 방어권을 더 확실히 보장하기 위하여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에서 형사소송법을 우선 준용하도록 한 취지에 더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이하에서는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를 상정하여 이 사건 심판절차에서 문제된 국면들을 살펴본다.

다. 구체적인 적용

(1) 수사기관 작성의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등의 증거능력

(가) 탄핵심판에서 공범의 상정 여부

피청구인은 피청구인이 형법상 내란죄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공범관계에 있는 자들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등과 관련하여, 2020. 2. 4.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에 따라 피청구인이 그 조서의 내용을 부인하면 헌법재판소에서 이를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탄핵심판은 고위공직자인 피청구인이 그 직위에 따라 부여받은 고유한 의무와 책임을 고려하여, 그의 직무수행이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지를 판단하여 그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이고(헌법 제65조 제1항, 제4항), 피청구인이 그 직에 있을 것을 요하므로, 형사재판과 같은 ‘공범’의 개념을 상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형사사건에서의 공범관계가 탄핵심판의 공범관계로 그대로 인정될 것을 전제로 한 피청구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증거능력 인정요건

피청구인이 아닌 자는 탄핵심판절차의 공범이 될 수 없으므로 그에 대한 수사기관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 등은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의 적용을 받게 된다.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청구인 아닌 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등을 탄핵심판의 증거로 채택하기 위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에 따라 수사기관의 조서가 ①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되었을 것, ② 그 조서가 수사기관 앞에서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 원진술자의 변론준비 또는 변론기일에서의 진술이나 ㉡ 영상녹화물 또는 ㉢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되었을 것, ③ 피청구인 또는 변호인이 변론준비 또는 변론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원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것, ④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되었을 것이라는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입장을 취한다면 피청구인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아니한 일부 조서의 경우에는 증거능력이 부인될 것이다.

(2) 국회 회의록의 증거능력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3호는 ‘기타 특히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원은 이를 제315조 제1호(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 공정증서등본 기타 공무원 또는 외국공무원의 직무상 증명할 수 있는 사항에 관하여 작성한 문서)와 제2호(상업장부, 항해일지 기타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문서)에 준하여 ‘반대신문의 기회 부여 여부가 문제되지 않을 정도로 고도의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이 있는 문서’로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8도1430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증거로 채택된 국회 회의록은 탄핵심판절차가 아닌 국회에서 행해진 회의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피청구인이 아닌 사건관련자들의 경험이나 들은 내용에 관한 진술 등이 포함되어 있다. 국회의 회의는 형사 법정과 같은 대심적 구조에서 관련자들의 진술이 당사자에 의하여 탄핵되는 구조가 아니고, 직무상 독립이 보장되는 법관(헌법 제103조)이 주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이해관계에 따라 질의를 이끌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또한 형사소송절차에서 증인은 원칙적으로 선서를 하고 증언을 하지만(형사소송법 제156조), 국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진술자는 본인이 승낙하지 않는 이상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른 선서를 하지 않고 위증하더라도 처벌이 따르지 않는 상태에서 진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국회의 회의가 절차적 중립성과 객관성이 충분히 확보된 상태에서 진행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회의 내용을 기록한 회의록 또한 법원의 공판조서 등과 동등한 수준으로 고도의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이 있는 문서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국회 회의록을 탄핵심판절차에서 증거로 채택함에 있어 형사소송법 제315조 제3호를 그대로 적용하기 곤란하다는 점을 밝혀둔다.

라. 결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통령 탄핵심판의 경우 그 중대성과 파급력의 측면, 피청구인의 방어권 보장의 측면에서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최대한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으로는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대통령의 권한행사가 정지되고, 국정의 공백이 발생하므로 가급적 심판절차를 신속히 진행하여 이러한 국정 공백 상태와 국가적 혼란을 해소할 것이 요청된다. 헌법재판소가 현재 채택하고 있는 완화된 전문법칙을 적용하는 경우보다 전문법칙을 엄격히 적용하는 경우 증거조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임은 충분히 예측되며, 특히 국가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의 탄핵심판 기간의 장기화로 발생하는 국가적 손해의 크기는 실로 막대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대통령 탄핵심판에 있어 공정성의 요청이 신속성의 요청에 의하여 다소 후퇴되어 왔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결정의 영향력과 파급력이 중대한 점, 탄핵심판절차에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하고 피청구인에게 반대신문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반드시 탄핵심판의 신속성의 요청에 반하거나, 그보다 덜 중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탄핵심판절차의 구조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는 점, 게다가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절차에서 당사자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증인을 채택하여 그들에 대한 신문을 통해 증거가 심판정에 직접 현출되도록 하여 공정한 재판을 실현해가고 있는 점, 탄핵심판절차의 공정성 강화는 탄핵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고, 탄핵심판결정으로 인한 국가적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이제는 탄핵심판절차에 요청되는 신속성과 공정성, 두 가지 충돌되는 가치를 보다 조화시킬 방안을 모색할 시점이다.

14. 재판관 정형식의 보충의견

나는 이 사건 심판청구가 인용되어야 한다는 법정의견의 결론에 동의하면서, 아래에서 보듯이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부결될 경우 다른 회기 중에도 다시 발의하는 횟수를 제한하는 규정을 입법할 필요가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가. 일사부재의 원칙의 적용과 그 취지

(1) 국회법 제92조는 부결된 안건을 같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할 수 없도록 하는 일사부재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그 적용 대상이 되는 안건의 종류나 유형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아니하고, 탄핵소추안에 대하여 별도로 정하지도 아니하여 일사부재의 원칙이 탄핵소추안에도 그대로 적용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탄핵소추안도 다른 안건과 마찬가지로 한 번 부결되면 같은 회기에서는 다시 발의될 수 없지만, 다른 회기에서는 다시 발의될 수 있다.

(2) 같은 회기 중에 동일 안건을 다시 부의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특정 사안에 대한 국회의 의사가 확정되지 못한 채 표류되는 것을 막기 위함인바, 일사부재의 원칙은 국회의 의사의 단일화, 회의의 능률적인 운영 및 소수파에 의한 의사방해 방지 등에 기여한다(헌재 2009. 10. 29. 2009헌라8등 참조). 다른 한편, 일사부재의 원칙이 회기가 바뀐 후에는 부결된 안건을 다시 발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국회의원은 안건을 자유롭게 발의할 수 있고, 회기가 바뀐다는 것은 통상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일 것을 전제하므로 그동안 안건을 둘러싼 상황이나 환경에 사정변경이 생기거나 안건에 대한 국회의원의 견해가 바뀌었을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