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 결정문 낭독하는 문형배 권한대행
(서울=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 2025.4.4 [사진: 연합뉴스, 공동취재단]
나. 탄핵소추안에 대한 무제한적 반복 발의를 허용할 경우의 문제
(1) 소추사유에 대한 사정변경 가능성이 낮음
탄핵소추안은 소추대상자의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 위배행위가 있는 경우 그 법적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것으로, 사후적으로 새로운 헌법이나 법률 위반사실이 발견되거나 내용이 변경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시간의 경과에 따른 사정 변경을 특별히 상정하기 어렵다.
(2) 고위공직자 지위의 불안정과 국가기능의 저하
고위공직자 지위의 불안정성은 국가기능의 저하를 초래한다. 탄핵소추의 대상이 되는 고위공직자는 행정부와 사법부의 핵심적이고 중요한 직위에서 국가의 주요기능을 담당하는데, 이들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유로 반복적으로 탄핵소추발의가 가능할 경우 소추대상자의 지위가 불안정해지고, 이는 국정의 혼란과 국가 주요기능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소추대상자가 행정부 수반이자 국가원수인 대통령일 경우 국정운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수밖에 없다.
(3) 탄핵제도의 정쟁의 도구화
공직자가 그 직을 유지하는 한 회기만 달리 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유로 반복적으로 탄핵소추 발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자칫 국회의 다수의석을 가진 정당이 이를 정치적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 법적 제도로서의 탄핵제도를 정쟁의 도구로 변질시킬 위험이 있고, 그로 인하여 정치적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 특히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의 경우 국민의 의견 대립과 국론 분열 양상이 극심해질 수 있다.
다. 국회법상 회기 제도와의 결합에 의한 문제
헌법상 비상수단에 해당하는 탄핵제도의 성질(헌재 2021. 10. 28. 2021헌나1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의 각하의견; 헌재 2025. 1. 23. 2024헌나1 재판관 김형두의 보충의견 참조)에 비추어 탄핵소추 발의는 예외적으로 신중하게 이루어 필요가 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동일한 탄핵소추안의 반복 발의를 허용하는 것은 국회법상 회기 제도와 맞물려 정쟁의 도구로 더 악용될 소지가 있다.
국회의 정기회는 1년에 1회 집회하고, 그 회기는 100일을 넘을 수 없는데(헌법 제47조 제1항, 제2항, 국회법 제4조 본문, 제5조의2 제2항 제2호 본문), 임시회의 경우 정기회와 달리 국회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를 갖추기만 하면 수시로 소집할 수 있고, 30일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국회의 의결을 통하여 그 회기를 정할 수 있다(헌법 제47조 제1항, 제2항, 국회법 제7조 제1항).
이러한 자유로운 임시회 소집 가능성으로 인하여 국회의 다수의석을 가진 정당은 필요에 따라 회기를 짧게 설정하여 회기를 달리하면서 특정 안건이 가결되거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매우 짧은 간격으로 반복하여 발의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형태의 반복 발의는 회기와 회기 사이에 어느 정도의 간격을 두어 안건에 대한 재고와 숙의를 요청하고자 한 일사부재의 원칙을 편법적으로 우회하고, 그 취지를 몰각시킨다. 탄핵소추안이 부결되었더라도 특정 정당이 탄핵소추안의 관철을 위하여 짧은 주기로 임시회를 반복하여 소집한 후, 실질적으로 동일한 탄핵소추안을 반복 발의하여 심의토록 할 경우 의사진행의 능률을 저하시키고 국회의 의사를 표류시킬 수 있다.
라. 소결
이상의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주요 소추사유에 변동이 없는 탄핵소추안의 재발의는 제한될 필요가 있고, 입법자는 탄핵소추의 성격과 본질, 국회의사의 조기 확정과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고위공직자를 탄핵소추한다는 공익 사이의 형량 등을 고려하여 탄핵소추안의 발의 횟수에 관한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재판장 재판관 문형배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정형식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조한창
재판관 정계선
[별지 1]
소추위원 대리인 명단
1. 변호사 김이수
2. 변호사 송두환
3.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담당변호사 이광범, 장순욱, 김현권, 성관정
4. 법무법인 이공
담당변호사 김선휴
5. 법무법인 시민
담당변호사 김남준
6. 법무법인 도시
담당변호사 이금규
7.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서상범
8. 법무법인 새록
담당변호사 전형호, 황영민
9. 변호사 김정민
10. 변호사 박혁
11. 변호사 이원재
12. 변호사 권영빈
13. 변호사 김진한
[별지 2]
피청구인 대리인 명단
1. 변호사 조대현
2. 변호사 배보윤
3. 변호사 배진한
4. 법무법인 청녕
담당변호사 윤갑근, 이길호
5. 변호사 도태우
6. 법무법인 삼승
담당변호사 김계리
7. 변호사 서성건
8. 법무법인(유한) 에이스
담당변호사 최거훈
9. 법무법인 선정
담당변호사 차기환
10. 변호사 김홍일
11. 변호사 정상명
12. 변호사 송해은
13. 변호사 송진호
14. 변호사 이동찬
15. 변호사 석동현
16. 변호사 박해찬
17. 변호사 오욱환
18. 변호사 황교안
19. 변호사 김지민
20. 법무법인 율전
담당변호사 전병관
21. 변호사 배진혁
22. 법무법인 청암
담당변호사 도병수
[별지 3]
피청구인의 2024. 12. 3.자 대국민담화 내용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대통령으로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호소 드립니다.
지금까지 국회는 우리 정부 출범 이후 22건의 정부 관료 탄핵 소추를 발의하였으며, 지난 6월 22대 국회 출범 이후에도 10명 째 탄핵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건국 이후에 전혀 유례가 없던 상황입니다. 판사를 겁박하고 다수의 검사를 탄핵하는 등 사법 업무를 마비시키고, 행안부 장관 탄핵, 방통위원장 탄핵, 감사원장 탄핵, 국방 장관 탄핵 시도 등으로 행정부마저 마비시키고 있습니다.
국가 예산 처리도 국가 본질 기능과 마약범죄 단속, 민생 치안 유지를 위한 모든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하여 국가 본질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마약 천국, 민생 치안 공황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에서 재해대책 예비비 1조 원, 아이돌봄 지원 수당 384억 원, 청년 일자리,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등 4조 1천억 원을 삭감하였습니다. 심지어 군 초급간부 봉급과 수당 인상, 당직 근무비 인상 등 군 간부 처우 개선비조차 제동을 걸었습니다. 이러한 예산 폭거는 한마디로 대한민국 국가 재정을 농락하는 것입니다. 예산까지도 오로지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러한 민주당의 입법 독재는 예산 탄핵까지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국정은 마비되고 국민들의 한숨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탄핵과 특검, 야당 대표의 방탄으로 국정이 마비 상태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의 기반이 되어야 할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된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저는 이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이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입니다. 저는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국가를 정상화 시키겠습니다. 계엄 선포로 인해 자유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믿고 따라주신 선량한 국민들께 다소의 불편이 있겠습니다마는, 이러한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조치는 자유대한민국의 영속성을 위해 부득이한 것이며,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기여를 다한다는 대외 정책 기조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저는 오로지 국민 여러분만 믿고 신명을 바쳐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입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별지 4]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세력의 대한민국 체제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2024년 12월 3일 23:00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다음 사항을 포고합니다.
1.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2.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
3.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4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파업, 태업, 집회행위를 금한다.
5.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6. 반국가세력 등 체제전복세력을 제외한 선량한 일반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이상의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한다.
2024. 12. 3.(화) 계엄사령관 육군대장 박안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