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분열과 갈등 멈추고 국민 통합으로 나가야"
정순택 대주교·김종생 NCCK 총무·천태종 총무원장, 탄핵심판 입장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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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트] 대통령 탄핵심판 심판정 입장한 헌법 재판관들 (서울=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계선, 김복형, 정정미, 이미선, 문형배, 김형두, 정형식, 조한창 헌재 재판관. 2025.4.4 [사진공동취재단] [THE MOMENT OF YONHAPNEWS] photo@yna.co.kr

이세원 기자 = 종교계 지도자들이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분열과 갈등을 멈추고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탄핵 심판 결과에 실망하거나 분노하는 이웃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숙한 시민의 모습"이라고 7일 밝혔다.

정 대주교는 이날 배포한 메시지에서 "탄핵 심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행되는 절차이며, 그 결과 또한 법치주의의 원칙에 따라 내려진 결정"이라며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을 표명하고서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서로에 대한 적대감과 증오가 확산하는 것"이라며 "승자와 패자를 나누고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행동은 우리 사회의 화합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앞서 김종생 총무 명의로 배포한 입장문에서 "탄핵에 대한 찬·반의 입장을 떠나, 헌재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제 대한민국은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민 통합과 정의로운 회복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NCCK는 "정치권은 여야가 함께 민주주의 회복과 사회적 신뢰 구축을 위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기 바란다"며 "정부 관계자들은 오랜 기간 계속된 국민들의 고통이나 불안을 해소하도록 혼란한 국정을 잘 수습해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덕수스님은 "개개인의 정치적 견해는 다를지라도 이제는 우리 모두 더 이상의 갈등과 대립을 멈추어야 한다"고 담화문을 발표했다.

덕수스님은 "분노는 또 다른 분노를 부르고 미움과 증오는 또 다른 미움과 증오를 유발한다"며 "이제 깊은 성찰을 통해 분노와 미움과 증오를 버리고, 갈등과 대립의 벽을 넘어 대화합의 길로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sewonlee@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