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의장 "한반도 상시 평화 절박"…유흥식 "교황님이 기여할 것"
임진각서 면담…禹 "무용지물 된 남북합의의 길 다시 찾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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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식 추기경-우원식 국회의장, 임진각 평화대담 (서울=연합뉴스) 유흥식 추기경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23일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일원에서 만나 한반도 평화와 남북교류 복원을 위한 평화 대담을 나누고 있다. 2025.7.23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안정훈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은 23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과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종교계의 협력을 요청했다.
우 의장은 이날 파주 임진각에서 유 추기경을 만나 "새 정부가 출발하면서 전격적으로 대북 방송을 중단했고 북한에서 즉각적으로 호응하며 접경 지역에 작은 평화가 왔다"며 "이 평화가 더 커지고 상시화되기를 바라며 이것(평화)이야말로 우리한테 절박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일요일이면 정전협정 72주년이 되는데 정말 엄청난 세월"이라며 "상당한 기간 불안과 공포를 머리에 이고 살았던 시절이었다. 최근 몇 년간은 더 심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7·4 남북 공동성명을 비롯해 그간 여러 남북 합의를 언급하며 "지금은 그 합의들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돼서 정말 안타깝다. 다시 그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 성하께서 한반도 평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 참석을 계기로 북한까지 한 번 가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이 콘클라베에서 선출되던 당시를 돌아보며 "교황님이 한반도를 위해서 크게 기여하실 수 있다는 느낌이 머리와 마음속에 깊이 다가왔다"고 답했다.
그는 "남북은 같은 민족이면서 동포이고 동시에 세계 유일하게 갈라져 있는 나라"라며 "되도록 빨리 한반도 평화가 이뤄지길 바라면서 한반도 평화와 함께 아시아의 평화,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런 비극을 끝낼 수 있는 날이 되도록 빨리 오길 저도 아주 간절히 소망한다"며 "저 또한 기도하고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날 우 의장과 유 추기경은 임진각에서 통일의 염원을 담은 한국전쟁의 상징물인 '독개다리'와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보기도 했다.
우 의장은 모친인 김례정 여사의 삶을 다룬 책 '어머니의 강'과 진관사 태극기 배지를 유 추기경에게 선물했다. 유 추기경은 답례로 책 '명랑 주교 유흥식' 등을 선물했다.
hu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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