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점령계획에 유럽 곳곳서 반이스라엘 시위
그리스·영국·독일…"히브리어 썼다가 공격당해"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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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가자지구 군사작전 반대시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이스라엘이 군대를 투입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를 점령하기로 하면서 유럽 각지에서 반이스라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독일 매체 RND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그리스 수도 아테네와 산토리니섬·크레타섬·로도스섬 등 77곳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BDS 그리스와 '가자로 행진' 등 팔레스타인 지지단체들은 이날을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의 학살계획에 맞서 싸우는 날'로 선포하고 "섬과 해변을 살인적 이스라엘군의 휴양지가 아닌 연대의 장소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는 반유대주의로 번질 조짐이다.

단체들은 이스라엘 군인과 요르단강 서안 정착민들이 잠재적 범죄자라며 이들의 그리스 입국을 금지하라고 요구했다. 자킨토스섬에서 시위를 주최하는 단체는 "우리 섬의 점점 많은 부분이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의 피로 얼룩진 이스라엘인들의 부를 늘리기 위해 그들에게 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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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크루즈 관광객 반대 시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리스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이스라엘인들의 크루즈 관광을 방해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로도스섬에서 이스라엘 관광객의 크루즈 하선을 막은 14명을 반인종차별주의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공공장소에서 히브리어를 쓴 뒤 공격받았다고 주장했다.

전날은 영국 런던과 독일 베를린·카를스루에 등지에서 팔레스타인 지지집회가 열렸다. 당국은 시위가 반유대주의를 조장하거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연계됐다는 이유로 제재하고 있다.

런던에서는 테러방지법에 따라 금지단체로 지정된 '팔레스타인 행동'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466명이 체포됐다. 베를린에서 열린 행사는 원내정당 좌파당이 주최했으나 하마스를 지지하는 '팔레스타인연합 국민위원회'라는 단체가 합류해 논란이 일었다.

그리스 시위를 조직한 BDS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반대해 이스라엘 보이콧과 투자철회·제재를 요구하는 국제운동 단체다. 독일은 이스라엘이 국가로 존재할 권한을 부정한다는 이유로 BDS를 반헌법적 단체로 분류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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