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지하시설 '마쓰시로 대본영'서 조선인 노동자 추도집회
日시민단체 "역사 직시하고 과오 다시 저지르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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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쓰시로 대본영 조선인 노동자 추도집회 (도쿄 교도=연합뉴스) '마쓰시로 대본영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의 오모테 히데타카 회장이 10일 일본 나가노현 마쓰시로 대본영 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제강점기 말기에 일본 혼슈 중부 나가노현에 조성된 마쓰시로(松代) 대본영 터에서 당시 공사 도중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를 추도하는 집회가 10일 열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약 70명이 참가해 건립 30주년을 맞은 조선인 추도비 앞에서 묵념하고 헌화했다.

마쓰시로 대본영은 일제가 태평양전쟁에서 패할 가능성이 커지자 본토 결전에 대비해 왕궁과 행정기관 등을 도쿄에서 이전할 목적으로 극비리에 만든 대규모 지하 시설이다.

마쓰시로 대본영 건설에 동원된 조선인은 7천 명가량이며, 열악한 노동에 내몰려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쓰시로 대본영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의 오모테 히데타카 회장은 "시대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역사를 직시하며 다시 과오를 저지르지 않는 오늘을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니가타 한국총영사관 홍인영 부총영사는 한일 양국의 미래에는 지역과 시민사회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마쓰시로가 과거를 기억하고 평화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야마다 아키라 메이지대 교수는 집회 이후 개최된 강연에서 조선인과 중국인 강제노동 역사를 설명하고 마쓰시로 대본영이 무모한 전쟁과 강제노동의 기억을 계승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존재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제강점기 수몰 사고로 조선인 136명 등이 숨진 혼슈 서부 야마구치현 조세이 탄광에서 지난 8일 유골을 수습하기 위한 수중 조사가 이뤄졌으나 유골로 추정되는 물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NHK 등이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인 잠수사는 중심 갱도 안으로 들어갔으나 통로가 바위 등으로 막혀 있는 것을 확인했고, 갱도 내 새로운 경로를 찾아냈다.

일본 시민단체는 오는 25일 추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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