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트럼프 떠난 APEC서 美일방주의 겨냥…아태공동체 제안(종합2보)
아태 자유무역지대도 언급…"다자무역 시스템 함께 지키자"
"최빈국 수교국에 이미 무관세 대우…공동 발전·번영 위해 힘쓸 것"
 
X
APEC 세션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경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1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2025.10.31 photo@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다자무역·다자주의를 강조하면서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APEC 정상회의 연설문에서 "우리는 APEC이 경제성장 등을 촉진해온 초심을 굳게 지켜야 하고, 계속 개방 발전 중의 기회를 나누고 상생을 실현해야 한다. 보편적 특혜가 주어지고 포용적 경제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APEC은 1993년 제1차 정상회의에서 '아태공동체 형성' 비전을 제시한 바 있는데, 시 주석이 이러한 구상을 다시 한번 꺼내든 것이다.
시 주석은 100년 만의 세계적 변화가 빨라지고 국제정세가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발전의 불안정·불확실 요인이 늘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높을수록 한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너가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구체적으로 "첫째로 다자 무역시스템을 함께 지키자"면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이행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무역 시스템의 권위와 효과를 제고하자"고 말했다.
WTO 개혁의 정확한 방향을 견지하고 최혜국대우와 비차별 등 WTO의 기본 원칙을 지키는 한편, 국제 경제무역 규칙이 시대에 따라 발전하도록 하고 개발도상국의 정당한 권익을 더 잘 보장하자는 게 시 주석 구상이다.
 
X
APEC 세션1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주석 입장 (경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1세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입장하고 있다. 2025.10.31 photo@yna.co.kr
 
시 주석은 "둘째로 개방형 지역경제 환경을 함께 만들자"면서 무역·투자 자유화, 금융 협력 심화, 지역 경제 일체화의 점진적 추진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고품질 실시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회원 확대 계기를 잘 활용해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건설을 위해 힘과 역량을 모으자"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뿐만 아니라 "산업망·공급망 안정을 함께 지키자", "무역 디지털화·녹색화를 함께 추진하자, "보편적·포용적 발전을 함께 촉진하자"는 등의 제안도 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이미 최빈국 수교국의 100% 세목에 무관세 대우를 하고 있으며, (관련 협정 체결을 통해) 아프리카 수교국의 100% 세목에 무관세 조처를 하고자 한다"면서 "중국은 각국과 공동 발전하고 공동 번영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설은 미국이 일방적 관세정책을 밀어붙이며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고 다자기구에서도 발을 빼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연설 후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채 출국한 가운데 이뤄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강조하는 가운데, 정작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협력 다자기구인 APEC 본회의에서는 미국을 '일방주의'로 비판해온 시 주석이 다자주의를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APEC CEO 서밋의 서면연설에서도 중국이 진정한 다자주의 실행자이자 국제 질서의 옹호자라며 다자주의를 역설했다.
그는 "역사는 인류가 공동의 운명을 공유하고 있으며 패권주의는 전쟁과 재앙만 가져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일방주의는 분열과 퇴보만 가져올 뿐이고 다자주의는 글로벌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중국과 함께 걷는 것은 기회와 함께 걷는 것이고, 중국을 믿는 것은 미래를 믿는 것이며 중국에 투자하는 것은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면서 참석자들에게 중국 투자를 권유했다.
그는 또 중국은 전 세계 기업들에 더 많은 발전 기회와 기업하기 좋은 환경, 혁신을 위한 넓은 무대, 녹색성장을 위한 여건 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시 주석은 8월 31일∼9월 1일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주권 평등과 다자주의 등을 내세운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주창했다.
또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는 외형적으로 '북중러 연대' 등 반서방 세력 결집과 다자주의 수호를 내세운 바 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