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충청發 '5극 3특' 드라이브…지방선거 영향 '촉각'
'2월 입법' 주문, 특별법 급물살 탈까…"현실적 난관 많아" 신중론도

내년 6월 중원 선거판도 변할까…여권서 '강훈식 차출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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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 발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임형섭 김정진 박재하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달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정부의 국정과제인 '5극 3특 균형발전 전략' 실현을 위한 신호탄을 쐈다.

5극 3특은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대 초광역권과 제주·강원·전북 등 3대 특별자치도로 나눠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중 중부권에서 그 첫발을 떼겠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이다.

수도권 중심의 성장전략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이 담긴 정책 드라이브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와 별개로 반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두고 셈법이 분주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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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 발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

◇ 李대통령, 수도권 과밀화 문제의식…분권 위한 '첫 단추' 필요

이 대통령은 이날 대전·충남 지역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대전과 충남이 통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 달라"고 제안했다.

지방분권 논의 진전을 위해서는 어느 한 곳에서 '총대'를 매고 첨병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수도권 과밀 상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이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지방시대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균형발전에 대해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충청권의 경우 지방분권 실험의 '첫 단추' 역할을 맡기에 상대적으로 적합한 지역이라는 진단도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특정 진영에 대한 지지세가 약한 편인 데다 마침 국민의힘에서도 대전·충남 통합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해 두는 등 여야 간 협의 가능성도 열린 상황이다.

아울러 수도권 기능 및 인구 분산의 관점에서도 수도권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충청권이 제격이라는 시각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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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지방시대위원회 보고회 참석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지방시대위원회가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보고회를 하고 있다. 2025.12.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 與, 2∼3월 입법 관측…"조율사항 수두룩" 실현 가능성 관측 엇갈려

이 대통령은 오찬에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통합된 자치단체의 장을 뽑을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2월에는 특별법 입법을 완료해달라는 요청도 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워낙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안인 만큼 시한을 정해두지 않을 경우 자칫 논의가 지지부진해질 수 있음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참석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법안을 준비할 예정"이라며 "2월에 법안을 마련해달라는 주문이 있긴 했지만 준비 시간도 필요하다. 이를 고려하면 3월께 입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당정의 이런 속도전에도 실제 행정통합이 지방선거 이전에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신중론도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각 지자체가 별도의 조례를 운영하고 있는데다 새 청사 지정이나 명칭 문제 등 결정해야 할 사안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논의 진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행정기관 소재지나 명칭 등 문제도 개방적이고 전향적으로 해결하자"며 실무적인 문제 때문에 논의가 가로막혀선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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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경제협력 특사' 강훈식 비서실장, UAE로 출국 (영종도=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대통령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임명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약식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1.13 superdoo82@yna.co.kr

◇ 현실화 때 지방선거 판도 급변…강훈식 차출론 부상할까

정치권에서는 이번 메시지가 6월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 선거가 하나로 합쳐져 '통합광역단체장'을 뽑는 선거로 바뀐다면 각 정당 역시 중원 표심을 잡기 위한 선거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이번 통합이 현실화할 경우 충청지역에 얼마만큼의 '인센티브'가 주어지느냐 역시 선거 판세를 흔들어놓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통합의 혜택을 시민 모두가 누려야 한다"며 "재정 분권 및 자치 권한에 있어서 수용 가능한 최대 범주에서 특례 조항을 살펴봐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여권 내부로 눈을 돌리면 이번 일을 계기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전·충남 통합 광역단체장 선거가 실제로 열린다면 그 자리가 갖는 의미가 적지 않은 만큼 중량감을 갖춘 강 실장에 대한 '차출론'이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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