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반쪽 총선' 1차투표서 군부지지 정당 압승…"의석 85%"
'군정 수장 최측근' 통합단결발전당 의장도 수도 네피도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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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결과 보도한 신문 보는 미얀마인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얀마에서 군사정권이 쿠데타로 집권한 지 4년 10개월 만에 치러진 총선 1차 투표에서 야권이 사실상 배제된 속에 군부가 지지하는 정당이 압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가 관리하는 연방선거관리위원회(UEC)는 지난달 28일 치러진 총선 1차 투표에서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하원 의석 38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 샨족민주당(SNDP)과 몬족통합당(MUP)도 하원 의석 1석씩을 가져갔다고 덧붙였다.
다만 총선 1차 투표가 진행된 하원 의석 102석 가운데 상당수 당선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USDP 지도부는 1차 투표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고 자신했다. 전직 군 장성들이 이끄는 이 정당은 군정 지원을 받아 탄탄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갖췄다.
USDP 고위 관계자는 AP와 인터뷰에서 1차 투표가 치러진 102석 가운데 88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9개 선거구에서 경쟁 후보 없이 USDP 후보가 단독 출마했다고 덧붙였다.
군인 출신으로 경찰 수장을 지낸 킨 이 USDP 의장은 수도 네피도 지역구에서 6만8천여표 가운데 4만9천표가량을 얻어 당선됐다.
그는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으로 꼽히며 2021년 군부 쿠데타 당시에도 핵심 역할을 했다.
USDP의 이 관계자는 1차 투표 의석의 85%를 차지했다면서도 최종 결과는 2∼3차 선거가 끝난 후에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원제인 미얀마 연방의회는 모두 664석이며 하원 440석과 상원 224석으로 구성된다.
군정이 2008년 만든 헌법에 따라 전체 의석 가운데 25%인 166석은 군 최고사령관이 임명한 현역 군인에게 배정되고, 나머지 498석만 선거로 뽑는다.
전국 330개 행정구역(타운십) 가운데 102곳에서 지난달 28일 1차 투표를 진행했으며 이달 11일 100곳, 25일 63곳에서 2∼3차 투표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나머지 65곳은 내전이 격화 중인 탓에 투표가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총선이 끝나면 60일 안에 의회 간접 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에서 사실상 새 대통령이 나올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 참여한 전국 정당 6곳으로 군정의 지원을 받는 USDP를 비롯해 모두 친군부 정당으로 꼽힌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수치 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군부는 쿠데타 이후 6천명 넘게 살해하고 2만명 넘게 임의로 구금했다.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도 부패 등 혐의로 징역 27년을 선고받았으며 그가 1988년 민주화 항쟁 당시 창당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2023년 군정에 의해 해산돼 이번 총선에 후보를 내지 못했다.
이에 국제사회에서는 이번 총선에 대해 사실상 경쟁 정치 세력의 출마를 봉쇄한 채 군부 통치 연장을 위해 치러진 '요식행위', '반쪽짜리 선거'라고 비판하고 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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