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파고 속 새 법원행정처장 박영재 대법관…사법행정 정통(종합)
천대엽 후임으로 재판·사법행정·국회 두루 경험…"신속·공정한 사법제도 구현 적임자"
김명수 사법부서 차장 거쳐 조희대 사법부서 대법관…전원합의체 회부 전 李선거법 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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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재 신임 법원행정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은 13일 천대엽(사법연수원 21기) 법원행정처장의 후임으로 박영재 대법관(56·22기)을 임명했다. 그는 법관으로 재직하면서 재판뿐만 아니라 사법행정, 기획, 국회 업무 등 사법부 안팎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대표적인 엘리트 법관으로 꼽힌다.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 내에서 사법행정 사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며 대법관 중 1명이 겸직한다. 박 신임 처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 추진으로 사법부가 중대 기로에 선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사법행정을 이끌고 대외적으로 소통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대법원은 이날 "박영재 신임 법원행정처장은 다양한 재판업무 경험, 해박한 법률 지식, 탁월한 사법행정 능력은 물론 인간적인 배려와 인화력으로 법원 내·외부로부터 두루 존경과 신망을 받고 있다"고 임명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추진력·탁월한 소통 능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신속하고 공정한 사법제도를 구현하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데 헌신적인 노력을 해나갈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부임일은 오는 16일이다. 2024년 1월 15일부터 2년간 자리를 지킨 천대엽 현 처장(대법관)은 대법관으로서 재판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박 신임 처장은 1996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법원행정처 인사담당관에 이어 기획총괄심의관을 거쳐 기획 업무를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고 행정처 차장까지 지냈다. 국회를 상대로 소통하는 대관 업무를 맡아온 기조실장, 행정처 차장을 지내는 등 국회 업무에 밝은 법관으로 통한다.
사법행정 외에도 법원 내 엘리트 코스인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로 일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일선 재판 경험도 풍부하다. 서울고법 수석부 배석 판사 시절에는 공보 담당을 맡아 언론과 긴밀히 소통했다. 2024년 8월 2일 대법관으로 임명돼 재직해왔다.
그는 2016년에 법원행정처 양성평등연구반 반장을 맡아 양성평등상담위원 제도를 포함한 피해회복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양성평등 가이드북을 제작하는 등 법원 내 성평등 문화 정립에 기여했다.
또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기인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행정처 기조실장과 차장으로 재직하면서 재판연구원 증원, 형사전자소송과 미래 등기 시스템 구축 등 여러 사법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대국민 사법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탈하고 원만한 성품에 쾌활하고 적극적인 스타일이다. 재판에서는 소송 관계자들의 입장을 경청하면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법원 내에서는 보수·진보 어느 한쪽에 특별히 치우침 없이 두루 균형 잡힌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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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법원행정처장에 박영재 대법관 임명 (서울=연합뉴스) 대법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의 후임으로 박영재 대법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2026.1.13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박 신임 행정처장은 지난해 5월 파기환송 판결이 내려진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주심을 맡기도 했다. 다만 이 사건은 주심 배당 뒤 대법관 전원의 검토를 거쳐 곧바로 전원합의체에 회부됐고 전합은 이 대통령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판단해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그는 당시 다수의견에 서서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 봤다. 특히 박 대법관을 포함한 5명의 대법관은 보충의견에서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며 신속한 절차 진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작년 6월에는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상고심에서 주심을 맡아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과 이규원 전략위원장,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같은 달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상고심에서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총 징역 7년 8개월의 형을 확정했다.
박 신임 처장은 정부·여당의 '사법개혁' 추진으로 사법부가 중대한 기로에 선 시점에서 사법행정을 이끌어가는 중책을 맡게 됐다. 향후 제도 개편 논의에서 사법부 입장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과제로 꼽힌다.
민주당은 법원행정처 폐지를 비롯해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 법왜곡죄 도입 등을 사법개혁 과제로 들고 있으나, 법원행정처는 하급심 약화, 소송의 장기화, 재판 독립 훼손 가능성 등을 이유로 우려 의견을 밝혀왔다.
박 처장은 대법관 후보 시절이던 2024년 7월 민주당에서 추진하는 '법 왜곡죄'에 대해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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