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자 10년 새 ⅓로…조계종 '힙한 불교'로 위기 극복 안간힘
"출가자 감소는 한국 불교의 근간 흔드는 중요한 문제"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불교계가 출가자 급감에 고심하며 젊은 층에 다가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7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행자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조계종에서 사미계 혹은 사미니계를 받은 출가자들은 81명으로 10년 전인 2024년(226명)의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사미계나 사미니계를 받은 이들은 2012년 212명이었고 2013년에 236명으로 늘었지만 2014년부터는 대체로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받은 2022년에는 61명으로 쪼그라들기도 했다.
출가자 감소는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탈종교화와 맞물려 있다.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성인 중 종교인의 비율은 2004년에는 54%였는데 2014년 50%로 축소했고, 2021년에는 40%까지 하락했다.
종교인 비중이 감소하면서 불교를 비롯한 주요 종교 신자도 줄었다. 2004년에는 국내 성인 중 24%가 불교도였는데, 2021년에는 16%로 축소했다. 같은 기간 개신교인의 비율은 21%에서 17%로, 천주교인은 7%에서 6%로 변동했다.
출가자가 급감하면 포교 역량을 갖춘 스님들이 줄어든다. 이는 불교 신자의 축소 및 출가자 감소라는 악순환을 유발하므로 종단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조계종은 출가자 감소를 "한국 불교의 근간을 흔드는 중요한 문제"라고 규정하고 있다.
해법을 찾으려고 젊은 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조계종은 일반적인 출가 연령을 만 50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고령층 신도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미래에 종단의 주요 기능을 담당할 승려를 충분히 확보하기는 어렵다.
청년 불자를 늘리기 위해 조계종은 이른바 '힙한 불교'를 내세우며 불교가 젊고 활기찬 종교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뉴진스님'이라는 부캐릭터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가 지난해 불교 관련 행사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조계종이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 사례 중 하나였다.
미혼남녀 템플 스테이 '나는 절로'에 참가 신청이 쇄도하고 놀이형 수행 공간을 표방하며 서울 홍대 인근에 설치한 포교소 '저스트비(JustBe) 홍대선원'이 젊은이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조계종은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뉴미디어를 통한 홍보에 부쩍 힘을 싣고 있다. 또 관련 기능을 강화하도록 곧 조직을 개편할 예정이다.
아울러 불교 관련 대학 동아리를 지원하고 불교박람회, 연등회, 군종 활동, 단기 출가 프로그램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젊은 신도를 늘리고 출가자를 확보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이밖에 불교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을 개량한 '5분 명상' 등 여러 선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해 정신 건강 증진 사업을 추진하는 등 일반인들이 불교문화를 더 친근하게 접할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최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많은 공감을 받고 있는 '젊은 불교', '힙한 불교'의 흐름을 이어 나가면서, 현대인들이 주목하는 뉴미디어를 통한 포교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젊은 층과 직접 소통하면서 포교의 방편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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