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쿠르상 작가'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독재와 파시즘에 맞서라"
'그녀를 지키다' 한국어판 발간 기념 방한…"인간 정신이 끝내 승리할 것"
26일까지 서울대·연세대·한국외대서 독자와의 만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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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작가 방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023년 공쿠르상 수상작 '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작가가 24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3.24 mjkang@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독재와 파시즘이 다시 생겨나는 시대예요. 그래서 소설을 통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없다는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지난 2023년 소설 '그녀를 지키다'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프랑스 공쿠르상을 거머쥔 장바티스트 앙드레아(54)는 24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파시즘이 득세하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소설을 쓴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일 한국어판이 발간된 '그녀를 지키다'는 무솔리니의 파시스트당이 집권하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왜소증을 타고난 천재 석공예가 '미모'와 후작 가문의 딸 '비올라'의 자유를 향한 투쟁을 그린 작품이다.
앙드레아는 "이 작품은 넓은 의미에서 공포와 테러라는 독재의 수단에 투쟁하는 이야기"라며 "소설을 통해서 현대 사회에서도 독재 정권의 득세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경각심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들이 사회와 가족, 나아가 자신과도 계속 투쟁하면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은 우리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며 "결국 힘이라는 것은 (투쟁하는) 시민들의 손아귀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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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작가 방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023년 공쿠르상 수상작 '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작가가 24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3.24 mjkang@yna.co.kr
두 주인공의 투쟁은 작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라고 한다.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다 2017년 '나의 여왕'으로 뒤늦게 등단한 앙드레아는 유럽 내에서 예술가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제 작품의 모든 등장인물은 저의 분신"이라며 "주인공들은 사회와 자기 자신에 맞서 투쟁하고, 저도 예술가들이 하나의 존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사회를 향해 투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앙드레아는 소설 속 주인공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해 자유를 쟁취한 것처럼 현실의 독자들도 '인간의 정신이 끝내 승리한다'는 확신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제가 그동안 써온 소설은 '합리적인 중지'가 아니라 비합리적이라도 끝까지 가는 것을 제안하는 내용"이라며 "등장인물에서 우리의 모습을 찾아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등단 작가로서는 아직 9년차지만 30년 넘게 글쓰기 활동을 이어온 앙드레아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충분히 심사숙고한 뒤 글을 쓰라고 조언했다. 그는 "'그녀를 지키다'의 경우 처음 작품을 구상한 뒤 첫 문장을 쓰기까지 10개월이 넘게 걸렸다"면서 "건물을 설계하거나 교향곡을 작곡할 때처럼 글을 쓸 때도 충분한 계획을 미리 세우고 심사숙고해서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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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작가 방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023년 공쿠르상 수상작 '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작가가 24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3.24 mjkang@yna.co.kr
이번이 첫 내한인 앙드레아는 오는 26일까지 세 차례 한국 독자와 만날 예정이다. 24일 오후 서울대를 시작으로 25일 오전 연세대. 26일 오전 한국외대에서 독자들을 만난다.
hyun@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