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도 불교 열풍…'초역부처의 말' 올해 베스트셀러 2위
예스24 1위는 '소년이 온다'…소설 '싯다르타', 법륜스님 책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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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송광호 기자 = 선사에서 수행하는 고루한 종교. 예부터 내려온 불교에 대한 이미지다. 더는 아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불교는 트렌디하면서 세련된 종교라는 인상을 얻고 있다. 미혼 남녀의 만남을 소재로 한 '나는 절로'가 인기를 끌고, 불교 행사에 관람객 수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DM)과 불경을 접목한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이 주목받으면서다.
실제로 지난 3월 진행한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는 지난해의 2배 수준인 20만명이 방문했고, '나는 절로'의 올해 첫 모집에는 1천300명이 지원했다. 뉴진스님이 등장하는 행사에 관중이 몰리는 건 어느덧 상수가 됐다.
불교의 이런 인기가 이제 출판계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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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 [연합뉴스 자료사진]
4일 예스24에 따르면 '초역 부처의 말'이 올해 1월 1일부터 4월 22일까지 집계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2위를 기록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1위)를 제외하곤 이 기간 적수가 없었다.
'초역 부처의 말'은 2천500년 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회자해 온 부처의 말을 일본 승려 코이케 류노스케가 현대어로 재해석한 책이다. "인내심을 가져라. 모든 것은 적당한 때에 결국, 네게 올 테니"처럼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의 불교 사상을 담았다.
지난해 5월 출간됐으나 인기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올해 1월 책을 추천하며 역주행했다. 언급 당일에만 전일 대비 20배(1천983.3%)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1월 전체로는 전월 대비 판매량이 15배(1천418.8%) 급증했다. 또한 언급 이후 14주 연속 인문 분야 1위 자리를 지켰다. 2030 독자 비율은 올해 30%로, 작년 대비 약 7%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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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깨달음을 찾아 나선 한 청년의 여정을 그린 헤르만 헤세 소설 '싯다르타'는 2년 연속 판매 상승세다. 전년 대비 43.4% 판매가 늘었던 2024년에 이어 올해는 작년 대비 148%나 판매가 급증했다. 특히 2030세대가 올해 구매자의 절반 가까이(43.1%)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여러 불교 서적이 인기를 얻었다. '불교', '부처' 등 불교 관련 키워드를 토대로 한 인문 분야 도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불교 관련 인문서 판매량은 작년 동기(1.1~4.22) 대비 19배(1천878.6%)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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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관련 베스트셀러 [예스24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불교서 인기 속에 기대작들도 속속 출간되고 있다. '즉문즉설' 강연으로 150만명이 넘는 구독자와 대중들에게 사랑받은 법륜스님은 신간 '혁명가 붓다'로 돌아왔다. '혁명가 붓다'는 지난달 21일 예약판매 시작과 함께 '종교' 분야 1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법륜스님의 구간 베스트셀러 '인생수업', '지금 이대로 좋다'는 각각 작년 동기(1.1~4.22) 대비 420.0%, 72.3% 판매가 상승했다. 고인이 된 법정 스님의 글을 엮은 '침묵하라 그리고 말하라', 정운스님의 '법구경 마음공부' 등 기대작도 최근 출간되며 흥행 채비를 마쳤다.
예스24 이주은 종교담당 PD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고 평온함을 찾기 위해 2030세대를 비롯한 많은 독자가 불교 관련서를 찾고 있다"며 "미디어나 박람회 등에서 유입된 초심자들을 위한 불교 인문서를 비롯해 삶의 방향성을 제안하는 스님들의 에세이 등이 다양한 주제로 출간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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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울국제불교박람회&제13회 붓다아트페어'에서 관람객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buff27@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