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하안거 결제 앞두고 법어 내린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서울=불교일보] 학불 편집국장 =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예하인 중봉 성파 대종사께서는 오는 5월 12일(음력 4월 15일) 을사년 하안거 결제를 앞두고, 수행자들에게 정진의 자세를 당부하는 법어를 내리셨다.
성파 대종사는 법어에서 “무명업장을 끊고 확철대오하기 위해 정진하는 수행자는 헝클어진 실을 풀려 하지 말고 한칼에 끊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화두참구가 성성(惺惺)하면 무아의 이치가 드러나고, 그 마음이 청정하여 허공과 같아지면 부처님과 조사 스님들께서 체득하신 신통묘용이 자연스레 드러난다”고 설했다.
또한 대종사께서는 “시를 배우는 일 처음 선을 배우는 것 같아 / 깨치지 못한 이 널리 참방해야 하네 / 어느 날 깨우쳐 정법안을 얻으면 / 손 가는 대로 문장은 이루어진다네”라는 게송을 인용하며, 깨달음의 자유로운 경지를 시적으로 표현하였다.
불교의 전통 수행법 중 하나인 ‘안거(安居)’는 출가 수행자들이 여름(하안거)과 겨울(동안거) 석 달 동안 한곳에 머물며 외출을 삼가고 참선과 수행에 집중하는 기간이다. 이번 하안거는 음력 4월 보름부터 7월 보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법어는 다가오는 결제를 앞두고 수행자들이 초발심을 다지고 수행에 더욱 정진할 것을 권면하는 뜻 깊은 가르침으로, 불교계 안팎의 깊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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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하안거 결제 법어]
무공저 소리에 보리 들판 춤추네!
中峰 性坡(大韓佛敎曹溪宗 宗正)
중봉 성파(대한불교조계종 종정)
學詩當如初學禪(학시당여초학선)
未悟且遍參諸方(미오차편참제방)
一朝悟罷正法眼(일조오파정법안)
信手拈出皆成章(신수념출개성장)
시를 배우는 일 처음 선을 배우는 것 같아
깨치지 못한 이 널리 참방해야 하네
어느 날 깨우쳐 정법안을 얻으면
손 가는 대로 문장은 이루어진다네!
하안거를 결제하는 제방의 대중이여!
여름 석 달 동안 산문 출입을 삼가며 힘써 정진하게 되었도다.
오직 화두 타파의 일념으로 고양이가 쥐 잡듯이,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이 정진하니 삼복더위가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지리라. 이렇게 정진해야 불조(佛祖)와 시주(施主)의 은혜에 보답하게 되리라.
결계(結界)가 원만했고 대중이 화합하며 소임에 충실하고, 촌음을 아껴가며 정진하니 청정승가의 모습이 갖추어졌으며, 단월의 후원이 지극하니 최상의 수행의 인(因)이 구족되었도다.
무명업장을 끊고 확철대오하기 위해 정진하는 수행자는 헝클어진 실을 풀려고 하지 말고 한칼에 끊어야 하리라. 화두참구가 성성하면 무아의 이치가 드러나고 그 마음이 청정하기가 허공과 같아져서 부처님과 조사께서 체득하신 신통묘용이 여기에서 드러나게 되리라.
屋繞灣溪松繞山(옥요만계송요산)
溪山卻在白雲間(계산각재백운간)
臨溪放杖依山坐(임계방장의산좌)
溪鳥山花共我閑(계조산화공아한)
집을 계곡이 감싸고 소나무 산을 둘렀고
산과 계곡이 흰 구름 사이에 놓여 있네
계곡에 지팡이 두고 산 기대어 앉으니
계곡의 새 산의 꽃이 나와 함께 한가롭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