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불교의 중흥조로 추앙받는 경허 성우 대선사의 열반 113주기 추모 다례재가 5월 21일 충남 예산 덕숭총림 수덕사 대웅전에서 엄숙히 봉행됐다.
▲경허 성우 대선사 열반 113주기 추모 다례재, 수덕사서 엄수. [사진: 수덕사]
이번 다례재는 대선사의 유훈을 기리고 선풍(禪風)의 계승을 다짐하기 위한 자리로, 덕숭총림 방장 달하 우송 대종사를 비롯하여 전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수덕사 주지 도신 스님, 호계원장 정묵 스님,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공덕사 회주 혜연 스님, 중앙종회 정범 스님, 해인사 원로 석후 스님, 도오 스님, 마곡사 전 주지 법룡 스님 등 본말사 대덕 스님들과 불자 등 사부대중이 참석해 대선사의 큰 뜻을 기렸다.
종사영반 의식은 지만 스님이 법주를, 흥법 스님이 바라지를 맡아 전통의례에 따라 엄숙하게 진행됐다.
▲경허 성우 대선사 열반 113주기 추모 다례재, 추모사를 낭독한 설정 대종사 [사진: 수덕사]
문도 대표로 추모사를 낭독한 설정 대종사는 “위대한 선사의 발자취를 따르는 후래가 되기를 바란다”며, 경허 대선사의 일대기와 사상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설정 스님은 “경허 스님은 모든 탐욕을 끊고 일체 경계를 초월한 진정한 선지식”이라며, “선(禪)은 말이 아니라 행동임을 보여주신 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허 스님이 역병이 창궐하던 마전리 마을에서 곡식과 약을 구해 이재민을 도운 실천적 수행자였다는 지역 주민의 증언을 언급하며, 자비와 실천으로 구현한 선(禪)의 본질을 조명했다. 아울러, 해우소 앞에서 사미에게 구술하여 남긴 〈참선곡〉을 언급하며 “문장과 사상 모두 뛰어난 수행 문헌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진다”고 소개했다.
▲경허 성우 대선사 열반 113주기 추모 다례재, 수덕사서 엄수. [사진: 수덕사]
경허 대선사는 1849년 전주에서 태어나 청계사에서 출가, 수덕사, 동학사, 천장암 등지에서 선풍을 진작하며 수많은 제자를 길렀다. 특히 제자인 만공 스님을 통해 오늘날 한국 선불교의 맥을 이어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1912년 함경남도에서 세수 64세로 열반에 들었다.
수덕사는 매년 경허 대선사의 다례재를 봉행하며, 한국 불교의 정신적 뿌리를 되새기고 수행의 참된 길을 되짚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