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중도 동시이탈…잇단 與악재에도 추락하는 국힘 지지율
대선전 31%서 16%로 반토막…TK 53%→23%·중도는 20%→11%로
여전한 탄핵 찬반 공방에 원내도 무기력…대여공세로 반전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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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고쳐쓰는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5.8.7 pdj6635@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6·3 대선에 패배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7일 끝 모를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진숙·강선우 낙마 사태, 증시 대주주 기준 논란, 이춘석 의원 '차명계좌 의혹' 탈당 등 여권이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지만, 반사이익은커녕 현상 유지도 못하는 것이다.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에 대한 국민적 판단은 사실상 끝났지만, 국민의힘에서는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아직도 찬반 공방이 벌어지면서 쇄신 경쟁은 뒤로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그 이유로 꼽힌다.
나아가 근본적으로 수적 열세 문제이기는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자칭 개혁 입법 속도전에도 별다른 전략 없이 무기력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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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전대 본선 진출한 김문수·안철수·장동혁·조경태 [촬영 김주성] 2025.8.3
◇ 대선전 31%서 16%로…중도층·TK 동시 하락
전국지표조사(NBS)의 이날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16%로, 기존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대선 전인 5월 4주차만 해도 31%였으나, 새 정부 출범 후인 6월 2주차엔 23%로 내려앉았고 7월 2주차에는 19%로 20%대마저 붕괴했다.
반면 민주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43∼45%를 유지하면서 두 정당 간 지지율 격차는 9%p(5월 4주차)에서 28%p(8월 1주차)까지 벌어졌다.
지역과 이념 성향으로 보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전통적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5월 4주차 53%였던 TK 지지율은 현재 23%를 기록하면서 30%p나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민주당의 TK 지지율은 18%에서 37%로 19%p 올랐다.
이와 관련, 이번 조사에서 이념적으로 보수인 응답자 43%만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제1야당이자 보수 정당이지만 사실상 보수에서도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 응답자 수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0%대에 그친다는 건 엄청난 규모의 보수층이 이탈했다는 의미"라며 "국민의힘이 제대로 돌아가는 정당이었다면 민주당도 여러 악재로 지지율에 악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연 확장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의 경우 국민의힘은 20%(5월 4주차)에서 11%로 낮아졌다. 민주당이 기존 41%에서 39%로 조정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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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춘석 국회의원 징계안 제출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박충권(왼쪽부터), 김은혜, 곽규택, 조승환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이춘석 국회의원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 2025.8.6 [공동취재] pdj6635@yna.co.kr
◇ 아직도 탄핵 공방…야성 부족에 지지층도 이탈
국민의힘의 지지층 하락 배경으로는 일단 '탄핵의 늪'이 많이 거론된다.
민주당이 이른바 내란 정당이라고 규정하면서 위헌 정당 해산 추진 의지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직 비상계엄에 따른 탄핵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어서다.
당심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당 대표 선거 본선을 앞두고 전한길씨로 상징되는 아스팔트 우파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이른바 '길심(전한길의 마음)' 경쟁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신율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며 "전한길 씨 입당 문제를 비롯해 윤 전 대통령을 연상하게 하는 일이 계속 있는 한 국민의힘 지지율은 떨어지면 떨어지지 오르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당 지도부의 전략 부재도 지지율 하락의 이유로 꼽힌다.
당장 공개석상에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에 반대한다고 외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뒤로는 야권 정치인 사면을 청탁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여기에다 민주당이 방송3법, 노란봉투법, '더 센 상법'(추가 상법 개정안) 등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응도 의지나 전략 면에서 역부족인 상태다.
국민의힘은 4일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방송 장악법'이라고 규정하고 필리버스터에 들어갔지만, 전체 발언 시간은 찬성 토론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에 못 미쳤다.
국회법과 의석 분포상 법안 통과 저지는 불가능하다면서 여론전을 하겠다고 했지만 그마저도 여당에 밀리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당 핵심 관계자는 "야당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보이는 모습마저도 무기력하기 때문에 지지층조차도 '너희는 더 혼나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는 지지층이 결집할 계기가 없는 게 사실"이라며 "당은 그때까지 일희일비하지 말고 야당으로서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는 민주당의 '내 편만 챙기기'를 부각하면서 휘발성이 높은 증시 관련 이슈를 연결 고리로 공세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이춘석 의원 사태 등을 고리로 지속해 대여 공세를 강화하다 보면 지지율 반등 계기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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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석 차명 주식 거래 의혹 관련 성명 발표하는 국민의힘 법사위원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국민의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박형수 의원과 법사위원들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춘석 전 법사위원장 차명 주식 거래 의혹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25.8.7 hkmpooh@yna.co.kr
NBS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4.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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