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마지막 전대 토론도 계엄·탄핵 공방…찬탄-반탄 대립
김문수, 조경태 향해 "민주당 의원인가"…趙 "'윤주주의' 국가인가"

장동혁 "당론 안 따르면 떠나라"…안철수 "전한길 말 뒤집기, 후보 가지고 놀아"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최평천 노선웅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은 19일 마지막 TV 토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등을 두고 격돌했다.

1·2차 토론 때처럼 '반탄파'(탄핵 반대)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 대치는 여전했다.

선거인단 투표를 하루 앞두고 열린 토론에서도 후보들은 당의 비전과 정책을 놓고 경쟁하는 대신 '과거'를 둘러싼 공방만 되풀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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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3차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19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6차 전당대회 3차 텔레비전 토론회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후보. 2025.8.19 [국회사진기자단] hkmpooh@yna.co.kr

◇ 비상계엄·탄핵 대립…趙 "윤주주의 국가 아냐" 金 "민주당 의원인가"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김 후보와 조 후보 간 대립이 두드러졌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조 후보는 "혹시 강성 지지층인 '윤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인가.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후보에서) 사퇴하지 왜 안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장 후보와 조 후보는 탄핵의 정당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장 후보가 "조기 하야도 있는데 왜 탄핵으로 반드시 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자, 조 후보는 "조기 퇴진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탄핵으로 갔다"고 맞받았다.

이 과정에서 장 후보가 "왜곡하지 말라"고 반발했고, 조 후보는 "내 주도권 토론"이라며 말을 끊었다.

탄핵 반대 당론에 대한 입장 차이도 부각됐다.

장 후보는 "당론에 따를 의사가 없다면 우리 당을 떠나서 소신에 맞는 의정활동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지금까지 당론을 어긴 적이 거의 없고, 제 소신과 국회법에 따라서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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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3차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19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6차 전당대회 3차 텔레비전 토론회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후보. 2025.8.19 [국회사진기자단] hkmpooh@yna.co.kr

◇ 安 "전한길 말 뒤집기, 후보 가지고 놀아"…張 "당원 선택 못받으면 나가야"

한동훈 전 대표와 극우성향 인사인 전한길 씨도 후보들 입에 오르내렸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당 밖 모든 단체와 함께하겠다고 말하고서는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한다고 말했다"면서 "당내 인사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이유가 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후보는 "자기가 뽑고 오랫동안 모시고 같이 일했던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앞장선 당 대표(한 전 대표)는 매우 잘못된 정치적 결정을 했고 인간적으로도 아주 잘못된 행위를 했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또 "전한길 씨가 김 후보(가 있는) 당사 농성장에 와서 '나는 장동혁 후보만 지지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뒤집었다"면서 "후보를 조롱하거나 또는 속된 말로 가지고 논다는 사실에 분노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하는 장 후보를 향해선 "사전투표가 부정투표의 소지가 있다고 말하는 것인가"라며 "지난 대선에서 장 후보가 사전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당내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는 조 후보의 발언을 거론하며 "대표가 안 되면 내란 동조 세력이 있는 정당에 남아 있을 것인지 명확히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고, 조 후보는 "헌법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우리 당에 남아 있으면 안 된다"고 맞받았다.

장 후보와 조 후보는 토론회 후에도 기자들과 각각 만나 '탈당' 신경전을 이어갔다.

장 후보는 "당원들 선택을 받지 못한 분이 나가면 된다"고, 조 후보는 "헌법수호 의지가 없는 장 후보가 탈당해주기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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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기념촬영하는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차 텔레비전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조경태, 안철수, 장동혁 후보. 2025.8.17 [국회사진기자단] hkmpooh@yna.co.kr

◇ '정청래에 손 내민다'에 金·張 'X'·安·趙 'O'

후보들은 '내란 정당 프레임을 벗어나려면 당명을 바꿔야 한다'는 질문에 전부 'X' 팻말을,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당대표직도 내려놔야 한다'는 질문에는 'O' 팻말을 들며 '오엑스(OX)' 게임에서 일치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사람과만 악수한다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도 손 내밀어야 한다'는 질문에는 김·장 후보는 'X' 팻말을, 안·조 후보는 'O'를 들었다.

후보들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중 국민의힘에 꼭 1명을 복당시켜야 한다면 누구인가'라는 '밸런스 게임'도 했다. 김·장·조 후보는 홍 전 시장을, 안 후보는 이 대표를 선택했다.

개인별 질문에서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파문 중 어떤 것이 대선 패배 책임이 큰지'에 대해 계엄을 골랐다.

안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과 10박',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1박' 중 정 대표를 선택하며 "기회를 살려서 협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는 '김어준 유튜브'와 '전한길 유튜브' 중 어느 곳에 출연하겠느냐는 질문에 김어준 유튜브를 선택한 뒤 "진보팔이를 하는 김어준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내년 재·보궐 선거 후보 공천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전한길 씨 중 누구를 공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 씨를 고르며 "열심히 싸워온 분에게 공천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 후보는 "윤어게인을 외치고 내란 동조 세력인 전씨 공천을 주겠다는 게 세상 놀랄 일"이라고 비판했고, 장 후보는 "전씨 주장에 다 동의하는 게 아닌데 왜곡한다"고 되받았다.

안 후보는 토론 후 기자들과 만나 장 후보의 '전씨 공천' 발언에 대해 "그런 분들은 같은 의견 가진 분들과 함께 당 차리고 활동하는 게 훨씬 더 좋다"고 말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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