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접대의혹' 외부 판단 받는다…법원 감사위 회부
대법 윤리감사관실 발표 늦어져 '제식구 감싸기'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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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퇴장 명령하는 지귀연 부장판사 (서울=연합뉴스) 지귀연 부장판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차 공판에서 취재진들의 퇴장을 명령하고 있다. 2025.4.2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지귀연(51·사법연수원 31기)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이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법원 감사위원회에 상정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 감사위원회는 조만간 지 부장판사 관련 의혹을 회의에 상정해 심의한다. 위원회는 심의 결과를 대법원장, 대법관 등 징계 청구권자나 징계 의결 요구권자, 법원행정처장 또는 대법원 윤리감사관에게 제시하고 필요한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감사위는 위원장 포함 7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6명은 사회적 신망이 높고 경험이 풍부한 법조계·학계·언론계·경제계·여성계·시민단체 외부인사 중에서 대법원장이 위촉한다. 나머지 1명은 법관 중에서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관련 조사에 나선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의혹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면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조사 결과 발표를 미루는 것을 두고 '제 식구 감싸기'란 여권 일각의 비판이 확산하자 외부 위원의 판단을 받아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지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재판장이다. 윤 전 대통령 외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의 재판도 맡고 있다.

민주당은 지 부장판사가 지난 3월 7일 시간이 아닌 '날'을 기준으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한 데 대해 기존 실무 관례와 다른 이례적 결정이라고 지적한 데 이어 재판을 편파적으로 진행한다며 비판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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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귀연 판사 유흥업소 접대 의혹" 사진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선대위 대변인이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유흥업소에서 접대받았다"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2025.5.19 kjhpress@yna.co.kr

지난 5월 민주당은 지 부장판사가 여성 종업원이 나오는 룸살롱(유흥주점)에서 접대받았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남의 한 주점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지 부장판사가 동석자 2명과 나란히 앉아있는 사진도 공개했으나 발생 비용, 대납 여부, 결제 주체 등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5월 16일 "가능한 방법을 모두 검토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구체적 비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 부장판사는 같은 달 윤리감사관실에 '친목 모임일 뿐 민주당이 주장한 접대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담은 문건과 입증 자료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랜 기간 알고 지내온 후배 법조인들과 저녁 식사를 한 뒤 직접 결제했고, 이후 차를 타고 함께 있던 후배 법조인의 단골 술집으로 이동해 잠시 동석했다가 귀가했으며 그곳에서는 후배 법조인이 결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도 룸살롱으로 영업신고된 곳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지 부장판사는 내란 사건 법정에서도 재판에 앞서 신상발언을 통해 "의혹 제기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그런 데 가서 접대받는 건 생각해본 적 없다"며 "삼겹살에 소맥도 사주는 사람도 없다"고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리감사관실에서 현장을 확인하고 제출된 증거자료를 확인한 바로는 현재까지 객관적 소명, 증명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워낙 국민들의 중대한 관심사다 보니 국민의 눈높이 차원에서, 진행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도 참고하기 위해 아직까지 조사를 계속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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