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현, 세계태권도선수권 2회 연속 우승…남자 +87㎏급 금메달
'파리 올림픽 챔피언' 김유진은 여자 57㎏급에서 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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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87㎏초과급에서 우승한 후 세리머니 하는 강상현.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강상현(23·울산시체육회)이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상현은 24일 중국 장쑤성 우시의 타이후 인터내셔널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202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첫날 남자 87㎏초과급 결승에서 개인중립선수(AIN)로 나선 라파일 아이유카예프를 라운드 점수 2-1(7-5 7-8 6-2)로 눌렀다.

이로써 2023년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인 아제르바이잔 바쿠 대회 남자 87㎏급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강상현은 최중량급인 87㎏초과급에서도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아울러 한국 태권도는 5회 연속 남자부 종합우승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강상현은 이날 첫판인 32강전에서 페트로스 안드레우(키프로스)를 2-0(3-0 5-3)으로 누른 뒤 16강에서 난적 가르시아 마르티네스(스페인)를 2-1(6-3 6-7 4-1)로 힘겹게 제압했다.

가르시아는 2023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8강에서 강상현에게 라운드 점수 1-2 패배를 안겼던 선수다.

올해 8월 무주에서 열린 월드그랑프리 챌린지 남자 80㎏초과급 우승자이기도 하다.

위기를 넘긴 강상현은 8강에서는 개최국 중국의 왕야오시를 2-0(9-2 2-1)으로 꺾고 4강행 티켓을 손에 넣으며 동메달을 확보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동메달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한 두 명의 선수에게 모두 동메달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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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현(오른쪽)의 결승 경기 장면.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조너선 힐리(미국)와의 4강전에서는 1라운드에서 2분 동안 0-0으로 맞섰으나 심판 3명(주심 1, 부심 2명)의 전원일치 우세승으로 라운드를 따냈다.

회전 공격점수, 기술 가치가 더 높은 공격점수, 유효타 횟수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심판의 판단에 승패를 맡겼다.

2라운드에서는 먼저 왼발 헤드 킥을 허용하고 0-3으로 끌려갔으나 이후 헤드 킥에 이어 거푸 몸통 공격을 성공시켜 9-6으로 역전하고 라운드 점수 2-0 승리를 거뒀다.

아이유카예프와 결승도 쉽지 않았다.

1라운드를 7-5로 가져갔으나 2라운드에서 0-8까지 끌려가는 등 고전하다 결국 3라운드까지 벌여야 했다.

하지만 강상현은 오른발 몸통 킥으로 점수를 쌓아가며 6-2로 따돌리고 대회 2연패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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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오른쪽)의 여자 57㎏급 결승 경기 장면.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한국 태권도 간판 김유진(25·울산시체육회)은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에서 한국 선수로는 3년 만에 메달을 수확했다.

김유진은 여자 57㎏급 결승에서 마리아 클라라 파셰쿠(브라질)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패해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하지만 김유진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번째 출전 만에 수확한 첫 메달을 은메달로 장식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했던 2022년 멕시코 과달라하라 대회 때는 16강에서 탈락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22년 73㎏급 은메달을 획득한 이다빈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여자부 메달은 은메달 하나가 전부였던 우리나라는 2023년 대회에서는 8개 전 체급에 출전하고도 사상 처음으로 단 하나의 메달도 수확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김유진은 지난해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당시 김유진은 올림픽 랭킹 24위로, 대한태권도협회 내부 선발전과 대륙별 선발전을 모두 거친 끝에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냈고, 파리에서 세계적 강호들을 차례로 제압하고 시상대 맨 위에 섰다.

명예 회복을 벼르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선 한국 여자 대표팀의 첫 주자인 김유진은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뒤 4경기에서 단 한 라운드도 빼앗기지 않으며 결승까지 올랐다.

김유진은 32강전에서 트란 티안투옛(베트남)을 2-0(5-1 10-3), 16강전에서 마리야 세보스티아노바(카자흐스탄)를 2-0(10-2 12-0), 8강전에서 니카 카라바티치(크로아티아)를 2-0(8-2 13-3)으로 차례로 완파라고 준결승까지 나아가 최소 동메달을 예약했다.

파디아 키르판(요르단)과의 4강에서도 2-0(16-0 9-3)으로 완승했다.

결승에서 만난 파세쿠는 현재 이 체급 세계 랭킹 1위로 올해 8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2025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 결승에서 김유진에게 라운드 점수 0-2(0-10 4-5) 패배를 안기고 금메달을 땄던 선수다.

세계 랭킹 2위 김유진은 석 달 만에 이뤄진 재대결에서도 파세쿠에게 발목을 잡혔다.

몸통 킥을 주고받아 2-2로 맞섰으나 유효타 수에서 1-3으로 밀려 1라운드를 내준 김유진은 2라운드에서도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며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8-7로 앞서다 오른발 몸통 킥에 이은 헤드 킥을 허용해 순식간에 5점을 내주고 8-12로 역전당한 뒤 결국 10-12로 졌다.

hosu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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