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급 올리고도 세계태권도선수권 제패 강상현 "물음표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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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현(오른쪽)의 결승 경기 장면.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이 체급에선 '어렵나' 싶었는데….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한국 태권도 중량급의 간판인 강상현(23·울산시체육회)이 난적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강상현은 24일 중국 장쑤성 우시의 타이후 인터내셔널 엑스포 센터서 열린 202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첫날 남자 87㎏초과급 결승에서 개인중립선수(AIN)로 출전한 라파일 아이유카에프를 라운드 점수 2-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강상현은 2023년 아제르바이잔 바쿠 대회 남자 87㎏급에 이어 이번에는 최중량급인 87㎏초과급마저 제패해 2회 연속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결승전에서 맞붙은 아이유카예프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아이유카예프는 205㎝ 장신으로 강상현보다 14㎝가량 크다.
그러나 강상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강상현은 "1라운드를 지고 나서 '지더라도 내가 준비한 걸 끝까지 해보자'고 마음을 바꿨다"며 "쉬운 상대가 아니었지만 내 장점인 빠른 스피드를 십분 발휘하는 데 집중했다. 무엇보다 후회 없이 뛰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2라운드부터 흐름을 바꿨다.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를 몰아붙이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고, 마지막 3라운드까지 잡아내며 우승의 기쁨을 품었다.
그는 경기 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나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고 대단하다"는 감격에 찬 승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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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87㎏초과급에서 금메달을 딴 강상현(시상대 왼쪽에서 두 번째)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상현은 앞서 이번 대회 32강전 페트로스 안드레우(키프로스)를 필두로 8강전 왕야오시(중국), 4강전 조나단 힐리(미국) 등을 라운드 점수 2-0으로 완파했다.
결승전만큼이나 고전했던 16강전 승리가 값진 경험으로 남았다.
이때 세계랭킹 4위 이반 가르시아 마르티네스(스페인)를 2-1로 꺾은 강상현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경계했던 선수를 이겼다"면서 "87㎏초과급이 정말 쉽지 않은 듯싶다. 강한 상대가 많다. 그렇기에 이번 금메달이 더 뜻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상현은 지난 7월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이후 8월 무주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에선 8강 탈락해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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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87㎏초과급에서 우승한 후 세리머니 하는 강상현.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쉬움을 딛고 그는 반등에 성공했다. 이달에만 전국체전과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 시기를 돌아본 강상현은 "사실 올해 기복을 겪으면서 좌절의 시간도 겪었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체급과 관련해서 고민이 있었다. 바로 87㎏초과급에선 '경쟁하기 쉽지 않겠다'는 한계였다"고 털어놨다.
힘찬 발차기로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지워냈다.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제 그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강상현은 끝으로 "이 기세를 타고 계속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더 큰 무대를 향해 두려움 없이 나아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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