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기리는 159개 촛불…이태원참사 3주기 추모 미사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미사 집전…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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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3주기 추모 미사 [촬영 김채린]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율립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이틀 앞둔 27일 오후 6시 34분 이태원 거리에는 159개의 촛불이 바람에 일렁였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이날 참사 현장 인근인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광장(이태원광장)에서 희생자들의 3주기를 추모하는 미사를 열었다. 오후 6시 34분은 3년 전 참사 당일 최초로 112 신고가 접수된 시각이다.
묵주기도 동안 제대 앞에는 희생자 159명을 기리는 159개의 촛불이 놓였다. 시민들은 차례로 흰 국화를 놓으며 추모했다.
주례를 맡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사무처장 최재철 수원교구 신부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라며 "지난 3년은 사랑하는 이의 이름마저 부르지 못하게 했던 패륜의 시간이었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희생자 159명의 이름을 한명 한명 읊으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로 보듬었다.
하춘수 마산교구 신부는 "유가족과 우리 시민들은 이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그리고 희생자들이 조롱이나 업신여김당함 없이 온전히 기억될 수 있도록 더욱 안전한 나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족 대표로 추모 미사에 참석한 고(故) 신애진 씨 어머니 김남희 씨는 "녹사평은 다른 희생자들의 얼굴을 처음으로 마주하고 인사를 건넨 곳이다. 그때 잡아주신 시민들의 따뜻한 손은 아직 선명하게 가슴에 남아 있다"며 "이태원 참사가 온전한 진상 규명을 할 때까지 지켜봐 달라"고 했다.
갑작스레 찾아온 추위에도 참가자 약 200명은 '10·29 이태원 참사 기억하겠습니다', '책임자 처벌'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미사에 함께했다.
이들은 미사를 마친 뒤 촛불을 손에 들고 이태원광장에서 참사 현장 건너편인 이태원역 4번 출구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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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추모미사 [촬영 이율립]
2yulri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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