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반군, 中 중재로 군사정권과 휴전…중요 지역서 철수
中 압박에 반군 공세 주춤…정부군, 12월 총선 앞두고 영토 탈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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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소수민족 반군 타앙민족해방군(TNLA) 지난 1월 12일(현지시간) 미얀마 북동부 샨주 한 마을에서 소수민족 반군 타앙민족해방군(TNLA) 병사들이 행사 도중 행진하는 모습. 2025.10.30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미얀마 주요 반군이 중국의 입김으로 군사정권과 휴전하고 중요 지역을 내주기로 하는 등 한때 위기에 몰린 군사정권이 중국의 지원을 업고 최근 영토를 급속히 되찾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소수민족 반군 타앙민족해방군(TNLA)은 전날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중국 중재로 군사정권과 휴전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휴전으로 TNLA는 미얀마 북부 만달레이주 모곡 지역과 인근 모메익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군사정권은 TNLA가 장악한 나머지 지역에 대한 지상 공격과 공습을 중단하기로 했다.

모곡 지역은 미얀마의 대표적인 루비 생산·교역 중심지로 지난해 여름께부터 TNLA가 차지한 상태였다.

이번 휴전은 오는 12월 말 시작되는 총선을 앞두고 투표 가능 지역을 넓히기 위해 영토 탈환에 애쓰는 군사정권의 중대한 승리라고 AP는 전했다.

TNLA는 2023년 하반기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아라칸군(AA) 등 다른 소수민족 반군들과 함께 '형제동맹'을 결성, 합동 공세에 나서 군사정권 측 정부군을 수세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의 개입으로 반군의 공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군사정권 측은 점차 영토를 회복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월 MNDAA를 압박해 군사정권과 휴전협정을 체결하도록 했으며, 지난 4월 정부군은 MNDAA가 점령한 요충지인 북동부 샨주 라시오시를 중국의 중재로 되찾았다.

이어 이달 들어 MNDAA는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와 중국 사이의 여러 지역을 잇달아 군사정권에 내줬고 이번에 휴전에 이르렀다.

중국은 당초 형제동맹의 공세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암묵적으로 이들 반군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미얀마 국경 지역에서 기승을 부리면서 중국에도 손해를 끼치는 사기 작업장 단속에 군사정권이 미온적이었던 데 비해 반군은 사기 작업장 근절을 내세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군사정권이 위기에 빠지자 정권 붕괴를 원치 않는 중국은 국경 지대의 교역을 차단, 반군의 물자 보급을 막는 등 반군을 옥죄었다.

중국은 또 군사정권이 내세운 총선 실시 계획이 미얀마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지지하고 있다.

이에 정부군은 중국으로부터 조달한 저렴한 무인기(드론) 수천 대와 러시아·중국에서 지원받은 항공기, 동력 패러글라이더 등을 활용, 무차별 폭격을 가해 반군을 밀어내고 있다.

이에 따라 군사정권의 영토 탈환 작전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미얀마의 군사적 균형이 군부에 유리하게 기울어졌다고 영국 BBC 방송은 진단했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의 모건 마이클스 연구원은 BBC에 "베이징(중국)의 정책은 (미얀마) 국가 붕괴는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군사정권에 특별한 애정은 없지만, 정권이 흔들리고 무너질 것처럼 보이자 국가 붕괴로 간주하고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이번 총선을 통해 정권을 민간으로 이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자신들이 승인한 정당 외 정당의 선거 참여를 막고 있다.

또 아직 미얀마 곳곳을 장악한 반군이 총선 보이콧을 예고한 가운데 총선은 공정성이 결여된 사실상의 군부 통치 장기화 수단이라고 국제사회는 비판하고 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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