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 승리에 온 세상 좌파 환호…"우리 선거의 청사진으로"
우익 포퓰리즘에 진땀빼던 진보진영…'좌파정책 승리' 희망
맘다니와 각 세우던 이스라엘에서는 "상식 뒤집혔다" 볼멘소리
X
'새로운 시대' 내세운 맘다니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좌파'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의 당선에 전 세계 좌파가 함께 환호하고 있다.
점점 덩치가 불어나는 우익 포퓰리즘에 어렵게 맞서오던 각국 좌파 진영은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주거비 부담 완화, 부유세 부과 등 급진적 좌파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선거에서 승리한 맘다니의 사례를 진보 자유주의의 '희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잉글랜드·웨일스 녹색당 잭 폴란스키 대표는 5일(현지시간) 맘다니의 승리에 대해 로이터통신에 "희망이 증오에 맞서 승리했다"고 기뻐했다.
그는 "뉴욕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의 승리가 전 세계에서 공명하는 것 같다. 이번 선거는 민생 개선에 대한 것이고, 뉴욕의 심장에 깔린 불평등을 인식하는 것이다. 솔직히 그런 불평등은 세계 상당 부분에 있다"고 말했다.
X
맘다니 당선 전하는 뉴욕 신문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유대인이자 공개 동성애자인 폴란스키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정치 스타일과 부유세 도입 주장 등이 맘다니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맘다니처럼 무슬림인 사디크 칸 영국 런던시장도 미 매체 타임 기고문에서 "뉴욕, 런던은 신뢰의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그 전보다 더 강해졌다. 런던·뉴욕은 사회적 이동의 꿈이 여전히 살아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라며 맘다니의 선거 승리를 축하했다.
베를린 등에서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노리는 독일 좌파당 얀 판 아켄 대표도 로이터에 "뉴욕 사람들의 문제는 여기 독일에서 우리가 겪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감당할 수 없는 월세, 식비, 전기료, 난방비, 교통비가 월급보다 빨리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맘다니와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다. 서로에게서 배우고 있다. 맘다니의 선거운동은 내년 베를린 선거의 청사진이다. 맘다니의 승리가 우리에게 추진력을 줬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신민주당(NDP) 저그밋 싱 전 대표가 "노동계급에 불리한 여건이 겹겹이 쌓인 이 시기에 뉴욕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했고, 진보 성향인 커라초니 게르게이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장은 맘다니의 정책이 특권층이 아닌 다수를 위한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맘다니와 함께 찍은 사진을 X에 올려 연대 의지를 표현했고, 페트로 대통령과 같은 당의 마리아 호세 피자로 로드리게스 대표는 "진보 진영의 사상은 급진적이 아니라 필수적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유럽의회의 좌파 진영을 이끄는 프랑스 극좌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마농 오브리 유럽의회 의원도 "맘다니는 수천만 달러를 들여 그의 길을 막으려 한 언론, 재계, 정계의 기득권의 시도를 극복했다"며 "인종차별과 가자지구에도 눈을 감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집단학살'로 규정해온 맘다니의 당선을 두고 친(親) 이스라엘 진영은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X
맘다니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선거 결과에 대해 "반(反)유대주의가 상식을 뒤집은 순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아미차이 치클리 이스라엘 디아스포라장관은 "뉴욕시가 하마스 지지자에게 열쇠를 넘겼다"면서 "뉴욕은 이미 추락한 런던처럼, 눈을 뜬 채 심연으로 행진하고 있다"며 "뉴욕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에서 새로운 거처를 찾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