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韓中관계 정상화 흐름 굳히기…북핵 돌파구 모색 계속
'유례없는' 두 달 만의 2차 정상회담…오랜 냉각기 끝내고 빠른 반전
경협 앞세워 관계 해빙·안보동력 확보 전략…'벽란도 정신' 거론
북핵 등 구체적 이슈 대신 "실현 가능한 대안·지역평화 유지" 언급
국제질서 불안에 '고난도 숙제' 예상…시진핑 "역사의 올바른 편"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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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한중 정상 (베이징=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6.1.5 xyz@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임형섭 고동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달 만에 또다시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한중관계 복원 흐름을 단단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양국 관계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하는 데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무역 및 안보 질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돌파구를 찾으려는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90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작년 11월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 이후 두 달 만이다.
이 대통령이 직접 "불과 두 달 만에 한중 양국 정상이 상호 국빈 방문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말할 만큼 긴밀한 정상 간 교류가 이뤄진 것이다.
지난 10년 가까이 우호적이었다고 하기 어려운 한중관계의 흐름을 고려하면 빠른 관계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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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대 사열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베이징=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 대통령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26.1.5 xyz@yna.co.kr
한중관계는 2016년 사드 배치를 계기로 급속 냉각됐고,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미일 결속을 강화하면서 더욱 멀어졌다.
이 대통령 역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북중러 밀착 구도 형성 등이 이어지던 악조건 속에서 취임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실용외교'를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수라고 보고 이를 적극 추진했다.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북한에 큰 영향을 지닌 중국은 한국의 경제적·안보적 미래를 개척하는 중요한 열쇠라는 것이 이 대통령의 전략적 인식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민감한 지정학적·안보적 이슈보다는 상호 이익이 맞물린 경제 협력을 관계 개선의 동력으로 활용했다.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이 대통령이 꺼낸 '벽란도 정신'에도 이런 이 대통령의 전략이 내포돼 있다.
고려시대의 국제 무역항인 벽란도가 경제를 넘어 문화 교류의 장 역할까지 했고, 외교적 긴장과 갈등 속에서 평화적 국제질서 유지에도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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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베이징=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1.5 [공동취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xyz@yna.co.kr
지난해 시 주석이 11년 만에 국빈 방한하고 이번에 이 대통령의 8년여 만의 국빈 방중이 이어지면서, 현재까지는 이런 전략이 무난하게 구현되는 모습이다.
이날도 양국 정부는 15건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며 경제 분야 협력에 한층 가속페달을 밟았다.
다만 일각에서 가능성이 거론됐던 중국 내 K팝 공연이 이번 방중을 계기로는 이뤄지지 않는 등 '한한령'의 완전한 해제가 가시화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제를 앞세워 끌어간 한중관계 복원 흐름을 안보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일도 앞으로의 숙제로 꼽힌다.
이날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나 비핵화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겠다. 번영과 성장의 기본적 토대인 평화에 양국이 공동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만 했다.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지역 평화를 유지하고 글로벌 발전을 촉진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책임을 진다"고 더욱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
물론 한중 모두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공통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더디더라도 전략적 소통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인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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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 향해 손 흔드는 한·중 정상 부부 (베이징=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 대통령 공식환영식이 끝난 뒤 어린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6.1.5 xyz@yna.co.kr
다만 이 대통령이 처한 국제 안보 질서의 맥락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과정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양안 문제를 둘러싼 미중·중일 갈등이 동반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한반도 안보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안 요인이 거듭 돌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지만 중국이 어느 순간 원론적 답변으로 피해 가기 어려운 '고난도 실전 문제'를 이 대통령 앞에 내밀지 예측하기 어렵다.
실제 이날 회담에서 시 주석이 "응당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어야 하고, 정확하고 올바른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에는 모종의 '압박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는 해석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서해 구조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도 언제든 양국 관계를 위태롭게 만드는 불씨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어렵게 제 궤도에 올려놓은 한중 관계가 후퇴하지 않도록 수많은 변수를 고려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국제 역학 구도 속에서 한국의 위치를 미세 조율하는 일이 이 대통령의 숙명이 될 전망이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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