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따라 표변했던 '대북정책'…"전략적 신뢰 쌓아야"
안인해 신간 '남과 북: 여덟 정부의 도전과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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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상봉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냉전 시절 공산 진영과 오랫동안 대립했던 미국이 택한 길은 크게 두 가지였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중국과의 공존을 목표로 삼으며 긴장을 이완한 정책, 즉 데탕트(detente)의 길을 추구했다. 같은 공화당 소속이었으나 레이건 대통령은 닉슨과는 대척점에 선 인물이었다. 그는 소련을 '악의 제국'(Evil empire)이라 부르며 공존할 수 없는 상대로 규정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이건은 '스타워즈'라 불리는 군비경쟁에 소련을 끌어들였고, 이는 소련에 막대한 재정 적자를 안기면서 공산권 붕괴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오랫동안 국제정치 분야를 연구한 안인해 전 고려대 교수(전 한국국제정치학회장)는 신간 '남과 북: 여덟 정부의 도전과 좌절'(파니쥬)에서 북한과 대치 중인 우리에겐 닉슨의 길과 레이건의 길이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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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니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저자는 책에서 지난 정부의 대북 정책을 톺아본다. 1988년 7·7선언으로 시작된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부터 김영삼 정부의 민족우선주의에 기반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이를 계승한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또한 진보에서 보수로 정권교체를 이뤄낸 이명박 정부의 '비전 3000'과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분석한 후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윤석열 정부의 '통일 독트린'을 조명한다.
여덟 정부의 대북 정책을 살펴본 저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면서 이제 안타깝게도 남과 북은 상호 불신의 벽에 막혀 아예 소통 불능상태에 이르렀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남과 북이 전략적 마인드로 무장해서 상대방의 진정성을 믿고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략적 신뢰성'을 쌓고 또 쌓아 나가자"고 제언한다.
326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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