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계엄 위법 알고도 협력 결심…대정부 견제 기능 포기"
秋 체포동의안에 적시…"계엄 해제 요청할 유일한 사람이 권한 남용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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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 출석한 추경호 의원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13일 자신의 체포동의안 보고가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추천안 표결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11.13 utzza@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박재현 권희원 이밝음 기자 =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명확히 인식하고도 대통령의 요청을 받고 '협력'했다고 판단했다.
계엄으로 대규모 유혈사태가 촉발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해야 견제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13일 연합뉴스가 확보한 추 전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요구서에 따르면 특검팀은 "피의자(추경호)는 대통령 윤석열의 요청에 따라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에 참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효력을 유지하는데 협력하기로 결심했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체포동의 요구서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일련의 조치들은 헌법이 정한 통치구조를 전면 부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하는 등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정대한 법 위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회를 구성하는 국회의원인 추 전 원내대표는 국가 긴급권남용의 역사가 재현되지 않도록 정부 감독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대통령의 권한 남용으로부터 헌법 질서를 수호하고 소속 정당의 이익이 아닌 국가 이익을 우선할 의무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특히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윤 전 대통령의 갈등, 야당과의 극한 대립 등 상황을 고려했을 때 윤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원내대표인 추 전 원내대표가 사실상 계엄의 해제를 요청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고 봤다.
그런데도 비상계엄 선포 후 윤 전 대통령과 통화는 물론 그 후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가결될 때까지도 계엄 해제를 위해 필요한 일체의 조처를 하지 않아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방치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또한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 선포 직후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인사들과 연쇄 통화를 하면서 비상계엄의 선포 경위와 위헌·위법성 등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이러한 정보들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게 제공·설명하지 않았으며,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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