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교류행사 취소·연기 잇따라…'여행 자제령' 영향 본격화(종합2보)
지자체 우호 방문 줄줄이 미뤄져…기업 세미나·유학생 답사도 취소

中관영매체 "중국인 최고 인기 해외여행지, 한국이 일본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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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방문한 여행자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경수현 박상현 특파원 차병섭 기자 =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령' 이후 중국과 일본 간 방문 교류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는 등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쉬저우시는 지난 15일 우호 도시인 일본 아이치현 한다시에 애초 18일로 예정했던 방문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통고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에 따른 것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 권고 하루 뒤에 연기 통고가 이메일로 이뤄졌다.

쉬저우시는 1993년 한다시와 우호 도시 협력 사업을 시작해 교류를 이어왔다.

이시카와현 노노이치시도 전날 예정됐던 중국 선전초등학교 교육우호 방문단의 일본 방문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는 마에다 신타로 시장이 이날 중국 출장을 갈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 요청으로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마에다 시장은 중국 쑤저우, 상하이 등을 방문해 시모노세키항을 소개할 계획이었다.

가가와현 다카마쓰시도 오는 20일 중국 난창에 시장과 시의원으로 구성된 방문단을 파견할 방침이었으나, 중국 측에서 "현재 양국 상황에서는 교류 사업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없다"고 연락해 와 방문을 미뤘다.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관은 오는 21일 히로시마시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8회 서일본 지구 일중 우호 교류 대회' 중지를 통보했다고 산케이신문이 일본 측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 영사관을 이끄는 쉐젠(薛劍) 총영사는 지난 9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대만 유사는 일본 유사'는 일본의 일부 머리 나쁜 정치인이 선택하려는 죽음의 길"이라며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그는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위협성 글도 올렸다가 지웠다.

일본 여행업계에도 중국의 일본 여행 자제령 영향이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인 여행객을 전문으로 하는 일본 여행사 RCC 측은 이달 하순부터 12월 상순까지 시찰 등 기업 단체여행 일정 약 30건이 중지됐으며 내년 1∼2월로 예정한 유학생 사전 답사 9개 팀 일정도 취소됐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온라인 여행플랫폼 취날 자료를 인용해 "한국이 일본을 대체해 중국인의 '넘버 1'(최고 인기) 해외 여행지가 되고 있다"고 전날 보도했다.

취날의 지난 주말(15∼16일) 해외 항공편 예약량 기준으로 한국이 1위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항공편 검색량 기준으로 봐도 한국이 1등이었고, 전날 기준 가장 많이 검색된 해외 항공편 목적지 역시 서울이었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일본 여행 자제령을 내린 데 이어 일본 유학도 신중히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간사이 지방의 한 사립대는 1∼2주간 단위의 단기 유학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중국인 학생들의 취소 연락이 있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중국 정부가 일본 여행 자제령을 발표하자 중국 주요 항공사들은 일본행 항공권을 무료로 취소해 준다고 공지했고 중국의 일부 대형 여행사들은 일본 여행 상품 판매를 중지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는 중일 공동 비즈니스 세미나를 비롯한 여러 건의 경제 교류 행사가 중국 측 요청으로 중지·연기됐다고 밝혔다.

중일 간 경제 교류가 중단되면 중국 기업도 일본에서 사업 기회를 잃을 수 있지만, 일본 쪽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교도통신이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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