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이틀 전까지 울릉도 기사 쓴 토박이 기자…김두한씨 별세
X
[유족 제공]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지난 11일자 경북매일신문 10면에 실린「울릉도 지역 활력의 새 거점 '자연GREEN파크'…액션그룹 성과공유회 및 거점 공간 개소식 성료」라는 단신 기사는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있던 기자가 전날인 10일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기 직전에 써보낸 것이었다. 죽기 이틀 전까지 만 33년간, 자신이 태어나서 자란 울릉도 관련 기사를 쓴 김두한 경북매일신문 국장이 12일 오전 7시6분께 후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70세.
1955년 울릉군 서면 구암리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도 시온고,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했다. '주산 4단' 실력을 활용해 학원을 운영하거나 울릉도에 있는 직장에 다니다가 1990년 창간 직후 울릉도 주재기자를 구하던 경북매일신문에 1992년 초 들어갔다. 그 후 줄곧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며 울릉도와 독도 관련 기사를 썼다. 경북매일신문 후배인 김성권 더팩트 울릉도 주재 기자는 고인이 작고하기 이틀 전까지 기사를 쓴 데 대해 "워낙 기사 욕심이 많은 선배였다"고 말했다.
고인은 일부러 독도를 '울릉독도'라고 표현할 만큼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극복할 방법을 깊이 고민했다. 독도가 일본이 아니라 한국 땅이라는 중요한 근거가 인접 유인도인 울릉도가 엄연히 한국 땅이라는 점을 꿰뚫어 본 탁견이었다.
김성권 기자는 13일 추모 기사에 "고인은 일반적으로 분리돼 인식되는 '울릉도'와 '독도'를 하나의 개념인 '울릉독도'라는 표현으로 자주 사용했다. 독도는 울릉도의 부속 섬이자 삶의 터전이며, 두 섬을 함께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기사와 칼럼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고 적었다. 김윤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도 경북매일신문에 보낸 추모사에서 고인이 사용한 '울릉독도'라는 표현과 관련해 "독도는 울릉도의 부속 섬이라는 관점에서 울릉도와 독도를 연계해서 함께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기자의 마음이었다"고 썼다.
이에 대해 고인의 동생 김재한씨는 "장인이 독도의용수비대원이었던 이필영(1924∼2020)씨였다는 점도 형님이 독도에 대해 남들과 다른 생각을 갖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울릉군산악연맹을 만들어 창립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이정숙씨와 1남1녀(김신동·김신은), 며느리 김주향씨 등이 있다. 빈소는 울릉군보건의료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15일 오전 9시, 장지 울릉하늘섬공원. ☎ 054-790-6871
chungwon@yna.co.kr
※ 부고 게재 문의는 팩스 02-398-3111, 전화 02-398-3000, 카톡 okjebo, 이메일 jebo@yna.co.kr(확인용 유족 연락처 필수)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