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무릎 부상 딛고 값진 우승…임종훈은 최고 결혼 선물
신유빈, 혼성단체 월드컵 때 무릎 인대 다쳤지만 '투혼' 발휘

임종훈은 결혼 후 WTT 무스카트 남자복식 우승 이어 겹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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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T 파이널스 홍콩 혼복 우승을 합작한 신유빈(왼쪽)과 임종훈 [WTT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작년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을 합작한 '황금 콤비' 신유빈(대한항공)과 임종훈(한국거래소)이 올해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시리즈를 총결산하는 왕중왕전에서 만리장성을 허물고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신유빈은 13일 홍콩에서 열린 WTT 파이널스 홍콩 2025 혼합복식 결승에서 임종훈과 호흡을 맞춰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를 3-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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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브하는 신유빈과 지켜보는 임종훈 [WTT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대회는 WTT 시리즈 그랜드 스매시와 챔피언스, 컨텐더 성적을 기준으로 랭킹 포인트가 높은 선수들만 초청해 우승자를 가리는 왕중왕전이다.

남녀 단식에는 세계 정상급의 16명만 참가하고, 혼합복식에선 8개 조만 초청받았다.

혼합복식 세계랭킹 2위인 임종훈-신유빈 조는 조별리그에서 3경기를 모두 3-0 승리로 장식하고 조 1위로 4강에 올라 이날 중국의 린스둥-콰이만 조와 만났다.

린스둥-콰이만 조는 올해 WTT 시리즈 최상위급인 그랜드스매시 3관왕(싱가포르·미국·유럽 스매시)을 달성하며 혼복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선 최강 복식조였다.

특히 올해 WTT 시리즈 3관왕(첸나이·류블랴나·자그레브)에 오른 임종훈-신유빈 조는 미국·유럽 스매시 결승에선 린스둥-콰이만 조에 무릎을 꿇어 두 번 모두 준우승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4강에서 다시 만난 린스둥-콰이만 조를 3-1로 제압, 시원하게 설욕하고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결승에서 남녀 단식 세계랭킹 1위가 호흡을 맞춘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를 만난 임종훈-신유빈 조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여자부 세계 최강자인 쑨잉사가 직전 중국의 콰이만과 여자 단식 준결승 경기 중 왼쪽 발목을 다쳐 기권한 뒤 혼복 경기에 나서면서 임종훈-신유빈 조에게 운도 따라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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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과 대화하는 신유빈(왼쪽) [WTT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왕추친-쑨잉사 조는 임종훈-신유빈 조에는 넘어서기 어려운 '천적'이었다.

작년 파리 올림픽 준결승에서 임종훈-신유빈은 왕추친-쑨잉사에 2-4로 졌다.

3·4위 전으로 밀린 임종훈-신유빈 조는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조를 4-0으로 꺾고 동메달을 건졌고, 왕추친-쑨잉사 조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5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도 불운이 이어졌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준결승에서 왕추친-쑨잉사 조에 0-3으로 완패해 공동 3위에 주는 동메달을 얻었고, 이 대회에서도 왕추친-쑨잉사 조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해 세계선수권까지 임종훈-신유빈 조는 왕추친-쑨잉사 조에 6전 전패의 절대적 열세에 놓여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신유빈이 지난 8일 중국 청두에서 끝난 혼성단체 월드컵 때 조별리그 2경기만 치르고 무릎 인대를 다쳐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하지만 신유빈은 열흘여 휴식을 거쳐 혼합복식에서 투혼을 발휘했고, 마침내 왕추친-쑨잉사 조를 넘어서며 한국의 파이널스 출전 사상 첫 혼복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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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브 하는 신유빈(오른쪽)과 임종훈 [WTT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달 30일 결혼한 임종훈은 결혼 직전에 출전한 WTT 스타 컨텐더 무스카트에서 오준성(한국거래소)과 남자 복식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최고 무대인 파이널스에선 신유빈과 혼합복식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신혼여행까지 미뤘던 임종훈으로선 최고의 결혼 선물을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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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두고 웨딩 사진을 찍은 임종훈(오른쪽) [임종훈 선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유빈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임종훈 오빠가 도와줘 좋은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면서 발목을 다친 쑨잉사에게도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신유빈과 임종훈은 올해 WTT 마지막 대회에서 혼복 금메달이라는 최고의 성과로 2025년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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