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연말 계절적 상승 흐름, 통계와 현실 사이에서 길을 묻다

한해가 저물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을사년, 2025년이 가고 나면 병오년이다. 음양오행으로 병오년은 가장뜨거운 한 해가 될 것이다. 이제 한 해를 마감하고, 다음 해를 준비할 때다.

연말을 앞둔 뉴욕증시에 시장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해마다 반복돼 온 연말·연초 단기 강세 흐름이 올해도 나타날지 주목된다. 이 구간은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을 말한다. 기간은 12월 24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다.

스톡 트레이더스 알마낙에 따르면 S&P 500지수는 1950년 이후 이 7거래일 동안 평균 1.3% 상승했다. 상승 확률은 79%에 달한다. 그러나 통계가 항상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연준의 매파적 기조로 연말 반등이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도 갈림길에 서 있다. 현재의 약세가 이어지면 5월부터 이어진 7개월 연속 상승 흐름은 멈출 수 있다. 반대로 과거 평균 수준의 반등만 나와도 사상 최고치 경신이 가능하다. 연말 며칠의 흐름이 내년 초 시장 분위기를 가늠하는 이유다.

최근 뉴욕증시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도 상승했다.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0.38% 올랐다. S&P 500은 0.88%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1.31% 뛰었다. 위험 선호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다만 연말 시장은 단순하지 않다. 거래량이 줄어든다. 작은 수급 변화에도 지수가 흔들린다. 기관의 포지션 조정이 이어진다. 연기금 리밸런싱도 겹친다. 세금 이슈에 따른 매매도 나온다.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리 변수도 부담이다. 연준의 정책 방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기대와 경계가 교차한다. 변동성 지표(VIX)는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벤트 리스크는 남아 있다.

시장 내부는 엇갈린다. AI 중심 성장 테마는 유지되고 있다. 동시에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진다. 방어주와 고배당주는 안정 수요를 받는다. 지수보다 종목 차별화가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

연말 계절적 상승 흐름은 결과보다 조건이 중요하다. 통계는 참고 자료다. 금리와 수급, 거래량을 함께 봐야 한다. 연말 시장은 늘 기대와 경계가 공존한다. 지금은 단기 등락보다 흐름을 점검할 시점이다.

석사눌 대기자·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