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두로 축출] 트럼프 '서반구 패권' 구상 본격화하나…중남미 긴장 고조
美국가안보전략 보고서, 중남미 패권 회복 천명…쿠바·콜롬비아 등 주변국가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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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국 해병대의 KC-130J 수송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서반구 패권 탈환 구상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진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미국의 전격적인 군사작전이 중남미 지역의 안보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는 정권 교체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마약 테러리스트'에 대한 법 집행을 위해서라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국제사회에선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서반구 영향력 강화·유지가 이번 공격의 목표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지난달 초 발표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은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NSS에는 향후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서반구에 두고, 수십년간 방치된 중남미에서 패권을 회복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이 미국의 턱밑인 중남미에까지 영향력을 확산한 것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행정부가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정권 등 친미 세력을 적극 지원하면서도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좌파 정부가 들어선 국가에 대해선 정치·경제적 공세를 강화하는 것도 이 같은 구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NSS 구상대로라면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 이후에도 중남미 국가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를 중국의 원조에 기대어 미국에 대항했던 주변국들에 보내는 최후통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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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도 콜롬비아와 쿠바 등 중남미의 반미정권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에 대해 "그는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에 대해서도 "결국 우리가 논의하게 될 대상이 될 것"이라며 "쿠바는 실패한 국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베네수엘라는 사실상 쿠바의 식민지였다"면서 쿠바에 대한 공개적인 압박에 나섰다.

마두로 정권에 대한 강경 외교 노선을 설계한 루비오 장관은 부모의 고향인 쿠바의 공산주의 독재정권에 대해서도 적대적인 입장이다.

다만 워싱턴 정가에선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이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의 또 다른 '늪'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부재한 상황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보가 중남미 전역에 반미 감정을 자극해 장기적인 안보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브라질과 멕시코, 콜롬비아 등 좌파 집권 국가들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고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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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에서 열린 반미시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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