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두로 축출] 베네수엘라 정부, 미군 공격 지지자 단속 개시
'마두로 서명' 비상사태 선포문 관보 게시…"美, 베네수엘라 대사관 재개 준비"
X
2019년 베네수엘라 대통령궁 발코니에 선 마두로(왼쪽)와 델시 로드리게스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베네수엘라 정부 당국이 니콜라스 마두로(63) 대통령 부부를 붙잡아 가는 것을 목표로 수행된 미군 공격에 대해 지지 의사를 보이는 이들을 검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5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비상선포문을 관보에 게시했다.
해당 문서의 '존재'는 지난 3일 델시 로드리게스(56) 부통령(대통령 권한대행)에 의해 처음 공개된 바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조처 배경으로 "미국의 군사 행동에 따른 것"이라고 적시하면서 "미국 정부가 우리 영토를 대상으로 전개한 행위는, 침략을 격퇴하고, 국민 기본권을 보호하며, 공화국의 신성한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특별 방어 조치의 시급한 채택을 불가피하게 만든다"라고 설명한다.
구체적으로는 정부군과 민병대 총동원령, 공공 서비스 인프라 및 석유산업 군사화, 국경 지대 병력 증강 및 순찰 강화 등이 명시됐다. 이와 관련한 예산 편성도 포함했다.
또 국내 이동 제한, 집회 및 시위 권리 정지도 포함됐고, 필요한 경우에 재산 압류 등도 할 수 있도록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여기에 더해 미국의 무장 공격을 지지·조장하거나 지원한 모든 이들에 대해 즉각적인 수색과 체포를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이 비상선포는 90일간 이어지며, 추후 연장할 수 있다고 문서에 담겼다.
관련 문서에는 마두로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것으로 돼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일찌감치 해당 문서에 서명해 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3일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미군의 마두로 대통령 생포를 '납치'라며 강하게 성토하면서 "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은 마두로, 단 한 명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상선포문을 직접 손에 든 채 국가 방어권 사수를 역설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으로서는 비상선포 지휘 및 시행의 법적 근거가 마두로 대통령 권한 하에서 나왔음을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 작전 수행일인 3일 호전적인 용어로 무장했던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이튿날인 지난 4일엔 매우 완곡한 어조로 "우리나라가 존중과 국제 공조의 환경 속에서 외부 위협 없이 살기를 갈망한다"면서 미국과의 협조 의지를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으로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직 수행에 대한 법적 효력을 확인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이날 임시 대통령으로서 취임 선서를 할 예정이라고 호르헤 로드리게스(60)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밝혔다.
이날 본회의에서 2026∼2027년 입법부 수장으로 재선출된 호르헤 로드리게스 의장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친오빠다.
국회의원인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35)는 이날 회의에서 로드리게스에 대해 "주어진 매우 어려운 임무에 대해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낸다"라며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관 운영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고 로이터통신이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관계자는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재개 결정을 내릴 경우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카스에 있는 주베네수엘라 미국 대사관은 사실상 폐쇄된 상태였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 때 양국 관계 악화 속에 외교관들이 모두 철수했으며, 최근까지 시설 보안과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소수의 직원이 근무했다고 한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