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줄이고 최신 연구 반영…'삼국사기' 6년 만에 새 번역 공개
국사편찬위원회, 고대사 연구자 20명과 함께 새로운 역주본 완성

"한국 고대사 핵심 사료"…'삼국유사'도 연구 성과 반영해 번역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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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삼국사기'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예나 기자 = 고려 인종(재위 1122∼1146)대인 1145년에 편찬된 '삼국사기'(三國史記)는 우리나라에서 현전하는 가장 오랜 역사서다.

김부식(1075∼1151) 등이 신라·고구려·백제의 흥망과 변천을 상세하게 정리해 고대사 연구의 필수적인 사료로 꼽힌다.

기존 번역을 쉽게 풀고, 최신 연구 성과를 담은 '삼국사기' 역주본이 약 6년 만에 완성됐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삼국사기' 전 50권을 번역하고 상세한 주석을 더한 새로운 역주본을 한국사데이터베이스 '한국 고대 사료 DB'(https://db.history.go.kr/ancient/main.do)를 통해 공개한다고 15일 밝혔다.

국사편찬위원회는 2009년 '삼국사기' 번역본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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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편찬위원회 한국 고대 사료 데이터베이스(DB) 누리집 [국사편찬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위원회는 학계에서 '정덕본'(1512년)이라고 통칭하는 완질본 원문을 번역하고 주석을 정리해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해왔다.

그러나 새로운 문자 자료나 연구 성과가 잇달아 확인되면서 기존의 견해가 수정되는 사례도 적잖았다.

이에 국사편찬위원회는 2019년부터 한국 고대사 연구자 20명과 함께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 포항 중성리 신라비 연구 등 최신 연구 내용을 고려해 역주 작업에 나섰다.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삼국사기'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자는 가능한 덜 사용하고자 했고, 문장도 현대어로 작성했다.

학계에서 주목할 만한 최신 연구와 발굴 조사 성과 등도 충실히 반영해 1만7천400여 건에 달하는 주석 내용도 보완했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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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편찬위원회 한국 고대 사료 데이터베이스(DB) 누리집 [국사편찬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DB에서는 '정덕본'을 비롯해 국보, 보물로 지정된 여러 판본 사진도 비교할 수 있다.

허동현 국사편찬위원장은 "'삼국사기'는 한국 고대사의 핵심 사료로, 이를 보다 명확하게 해석하는 작업이 연구의 출발점"이라며 "역사 교육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삼국사기'에 이어 '삼국유사'도 새롭게 손볼 예정이다.

'삼국유사'는 승려 일연(1206∼1289)이 전국을 돌며 역사서·사찰 기록·금석문 등을 수집해 고조선부터 후삼국시대까지의 역사와 문화, 민속을 정리한 책이다.

'삼국사기'와 더불어 한국 고대사 연구의 보고(寶庫)로 꼽힌다.

위원회 측은 "올해부터 재역주 사업에 나설 것"이라며 "최신 연구 성과를 충실히 반영함으로써 한국 고대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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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삼국유사 권1∼2'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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