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단일화 조사' 종료…지도부 '대선후보 교체' 수순밟나(종합)
비대위 의결→한덕수 입당→전국위 거쳐 韓으로 후보 교체 시나리오
金측 가처분 신청 기각에 절차적 걸림돌 제거…'옥새 파동' 재연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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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발표 마친 김문수 후보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대선 정책 발표를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2025.5.9 yatoya@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류미나 최평천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의 '단일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가 9일 종료되고 '후보 교체'를 저지하기 위한 김문수 대선 후보의 가처분 신청도 기각되면서 당 지도부가 어떤 절차를 밟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대선 단일 후보로 김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중 누가 더 나은지를 묻는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지도부는 이르면 오후 7시께 최종 취합된 결과를 보고 받고 의원총회를 소집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김 후보가 우세한 결과가 나왔다면 그대로 후보를 확정하며 후보 등록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김 후보 선출 이래 계속된 당과의 갈등 양상도 필연적으로 소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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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잠긴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치고 생각에 잠겨 있다. 2025.5.8 pdj6635@yna.co.kr
반면에 한 후보가 우세한 결과일 경우, 오는 11일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까지 김 후보와 당 지도부가 충돌하는 초유의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가 한 후보로 후보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후보 교체 가능성에 대비해 비대면 전국위원회 소집을 공고했다. 당헌 제19조 1항 3호에 따라 전국위는 '전당대회의 소집이 곤란한 경우 전당대회 기능의 대행'을 할 수 있는 만큼 전국위 의결만으로 후보 교체가 가능하다고 당은 해석하고 있다.
김 후보에게 단일화 논의 진행을 압박하는 동시에, 사실상 한 후보로의 강제 후보 교체 가능성까지 모두 대비하는 포석으로 해석됐다.
11일 전국위 소집 일정을 기준으로 역산해 지도부는 이날 중으로 비상대책위원회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열어 후보 교체의 건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 후보에 대한 입당 및 피선거권 부여 절차를 마무리하고, 주말 새 전 당원을 대상으로 후보 교체에 대한 찬반 투표를 부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전당원 투표는 당헌·당규에 규정된 후보 선출 절차는 아니지만, 일종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장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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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 참석하는 권영세-권성동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5.8 pdj6635@yna.co.kr
법원이 이날 김 후보 측의 가처분 신청을 전부 기각하면서 일단 11일 전국위 개최까지 후보 교체를 위한 절차 진행에 영향을 줄 변수는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김 후보와 지지 인사들은 당 지도부가 김 후보의 동의 없이 진행한 '단일화 로드맵'에 반발하며 '대선 후보자 지위 확인', '전국위·전당대회 개최 중단' 등 두 건의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김 후보 측에서 당의 후보 교체 결정을 원천 무효로 하는 가처분 신청을 추가로 제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장 후보 교체 논의의 핵심 지표로 사용될 단일화 후보 선호도 조사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최종적으로 '공표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의 답변이 왔다. 공직선거법 108조 12항에 의거해 공표하지 못한다"며 조사 결과 및 이에 따른 후보 교체 여부에 대해서는 "(지도부) 내부에서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 후보 측에서는 후보 교체 판단 과정의 적법성과 투명성을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다.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서 이번 선호도 조사와 관련해 "한덕수 후보가 높게 나오도록 설계가 돼 있어 (결과를) 볼 것도 없다"며 "법적, 정치적인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 등록 첫날인 10일 당내에서 '옥새 파동'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옥새 파동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서 계파 갈등이 격화하며 김무성 당시 대표가 일부 지역구 후보자의 공천장에 대표직인 날인을 거부한 일을 말한다.
김 후보가 전국위 의결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을 들어 10일 선관위 후보 등록을 위한 직인 날인을 요구하고, 지도부가 이를 거부하며 '옥새런'을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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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와 단일화 관련 2차 회동하는 한덕수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2025.5.8 [공동취재] ondol@yna.co.kr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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