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각사...신라 시대 창건… 일연 국사가 입적한 고려 선종 중심지


경북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산 자락에 위치한 인각사(麟角寺)는 신라 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고찰이다. 고려 후기 『삼국유사』의 저자인 보각국사 일연이 중창하고 입적한 사찰로,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은해사의 말사이다.

인각사는 통일신라 시기 이미 대규모 사찰로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유구들이 다수 확인되었다. 문화재청과 군위군청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5차례에 걸쳐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전승에 따르면 절 이름은 북쪽 기암에 기린의 뿔이 걸렸다는 데서 유래한다. 창건 시기는 『조선사찰전서』에 따르면 643년 원효에 의하며, 『인각사중수기』에는 642년 의상 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한다.

고려 충렬왕 10년인 1284년, 왕명으로 보각국사 일연이 인각사에 주석하게 되며 절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왕실의 후원 아래 절은 면모를 새롭게 갖추었고, 가지산문의 중심 사찰로 부상했다. 1289년에는 일연이 이곳에서 입적하고, 동쪽 언덕에 부도가 세워졌다.

이후에도 인각사는 대규모 총림법회가 열린 선종의 도량으로 성장했다. 조선 태종 연간에는 국가 지정 명찰로 지정되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된 뒤 수차례 중창되었다.

숙종 대에는 극락전이 건립되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중수되어 오늘날까지 그 모습을 이어오고 있다. 일연 국사의 부도와 비석은 19세기 말 일부 훼손되었으나, 최근 복원되어 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인각사지 일대는 1992년 사적으로 지정되었고, 일연의 부도와 탑비는 보물로 등재되어 있다. 특히 2008년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금동 향로와 청동 공양구 일괄은 2019년 보물로 지정되며 사찰의 위상을 다시금 증명했다.

현존 당우로는 극락전, 국사전, 명부전, 미륵당 등이 있으며, 극락전은 2023년 대구광역시 문화유산 자료로 지정되었다. 주변에는 삼층석탑, 석불좌상, 석종형 부도 등 귀중한 문화재가 남아 있다.

인각사는 『삼국유사』의 정신과 고려 불교의 유산을 간직한 도량으로, 오늘날에도 학문과 수행의 산실로 그 의미를 이어가고 있다.

보각국사 일연스님 진영...고려 후기 『삼국유사』의 저자인 보각국사 일연이 중창하고 입적한 사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