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국가인정 확산에 더 강경해진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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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 공수되는 구호품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에선 한층 강경해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하레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 각료회의에서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과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가자지구를 장악하기 위해 북부 가자시티를 완전히 파괴하자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연립정부 내 극우파인 두 장관은 가자시티와 그 밑에 깔린 땅굴을 파괴하고 해안 지역 전체를 장악하는 계획을 마련하라고 군에 요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를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의에서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가자시티나 가자지구 중부의 난민캠프에서 작전을 펴라고 지시할 경우 인질 송환이 전쟁의 2차 목표에 불과하다고 선언해야 한다'는 취지로 난색을 보였다고 한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 고강도 군사작전에 돌입하면 아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들의 목숨이 위험해진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이 가자시티 동부를 장악하고 있으며 주민 100만명 이상이 서부로 대피해 있다.
군 관계자는 "가자지구 파괴에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며 병력도 대폭 보강돼야 한다"며 징집병의 의무복무 기간을 연장하거나 대규모로 예비군을 소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 내각에서는 가자지구와 함께 팔레스타인을 이루는 요르단강 서안을 아예 합병하자는 주장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법무부와 국방부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카츠 (국방)장관과 레빈 (법무)장관은 '유대와 사마리아'에서 이스라엘의 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다"며 "바로 지금 놓쳐서는 안 될 기회의 순간이 있다"고 밝혔다.
두 부처는 야리브 레빈 법무장관과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이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위한 결의안 제안, 지도 제작 등 작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스라엘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일부를 이스라엘 영토로 합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벤그비르 장관 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밝힌 '가자지구 구상'에 따라 이 지역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는 계획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내각의 팔레스타인 지역 합병 논의와 관련해 "전세계적인 분노를 촉발하고 이스라엘을 외교적, 경제적으로 더욱 고립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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