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통일교 前간부 "정치자금 전달, 윗선 결재"…교단은 부인(종합)
'정치자금 전달' 시인…법원에 구속적부심사 청구 계획
통일교 "교단 차원서 특정인에 불법 후원한 사실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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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출석하는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가 30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25.7.30 kjhpress@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건진법사 청탁 의혹'으로 구속된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윤석열 정부 때 정치권에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했으며, 이는 통일교 윗선의 결재를 받고 한 일이라는 취지로 특검팀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윤씨는 최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이같이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건진법사 청탁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씨는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전날 구속됐다.
그는 2022년 4∼8월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2021∼2024년 통일교의 행사 지원을 요청하면서 정치권에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도 있다.
윤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에게 자금을 전달했다고 시인하면서도 모두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 간부진의 결재를 받아 한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달한 자금도 개인 돈이 아닌 교단 자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권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어떤 정치자금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권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금일 제가 통일교로부터 1억 원대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저는 통일교와 금전 거래는 물론, 청탁이나 조직적 연계 등 그 어떤 부적절한 관계도 맺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수사 중인 사안을 두고 피의사실 공표에 가까운 정보가 흘러나오고, 이를 일부 언론이 정치적 프레임에 맞춰 유포하는 행태는 매우 유감스럽다"며 "향후 수사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과 결백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했다.
통일교 측도 별도의 언론 공지를 통해 "교단 차원에서 특정인에게 불법적인 후원을 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씨는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목걸이 등 물품과 청탁을 전달할 때도 교단의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윤씨는 이날 구속 하루 만에 다시 특검팀에 소환돼 조사받았다. 그는 조만간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적부심사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이 적법한지, 또 구속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지 법원이 심사해 판단하는 절차다.
법원은 적부심사에서 구속 요건과 구금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심문 종료 후 24시간 이내에 석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특검팀은 윤씨의 진술을 토대로 조만간 한 총재, 정모 천무원 부원장, 이모 천무원 중앙행정실장 등 통일교 윗선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 등 정치권을 향해서도 사실 확인에 나설 전망이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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