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는] (63)가장 종교적인 대륙…나라·종족별로 다양한 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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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케냐 나이로비의 기도회에 참석한 아프리카 종교지도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아프리카는 가장 종교적인 대륙이다.

2024년 말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중세 이후 20세기에 가장 극적으로 기독교가 증가한 곳이다.

믿음이 강한 곳은 인구도 증가한다는데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이다. 신생아 3명 중 한 명이 아프리카인이다.

종교가 중요하다는 반응은 영국과 북유럽 등에서 10%에 불과한 데 비해 아프리카는 90%나 된다.

2050년이면 아프리카의 기독교 인구는 11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현재 아프리카의 기독교 인구는 전체의 50.4%, 약 6억5천800만명으로 추산된다.

무슬림은 아프리카인의 44.1%, 약 5억7천500만명에 달한다. 이슬람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교로서 장차 아프리카 대륙을 무대로 기독교와 수위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토착종교는 인구의 2.7%, 3천300만명에 해당한다.

최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만난 아프리카연합(AU) 본부 소속 여성 직원은 케냐 출신이었다.

그녀는 자신도 토착종교를 신봉한다면서 해발 5천199m로 케냐에서 가장 높은 케냐산(키리냐가)을 신성시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지역에 따라 종교 분포도 크게 달라 북아프리카는 주로 무슬림이며 알제리 같은 국가는 인구의 99%가 이슬람교를 실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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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성금요일 행진을 하는 교회 신도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기독교가 더 널리 퍼져 있으며 잠비아 같은 국가는 인구의 약 96%가 기독교인이다.

남부 아프리카의 말라위에선 내각 회의를 교회처럼 기도로 시작한다고 외교부 아프리카·중동 당국자가 전하기도 했다.

기자가 특파원으로 있던(2020∼202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여러 한국 선교사를 접할 수 있었다.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를 베이스 기지로 삼아 인근 다른 나라에서 사역하는 한국 선교사가 수백 명 있다고 들었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과거 서구 열강의 아프리카 침탈에서 선교사들이 제국주의 첨병 역할을 했다는 역사적 비판도 받았지만, 아프리카와 같이 식민지 경험을 가진 우리나라의 경우는 다르다.

남아공은 대체로 기독교 인구가 다수이지만, 다양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국교화하지는 않았다. 이슬람의 하얀 모스크가 프리토리아에서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로 들어가는 고속도로 근처에 있던 장면이 떠오른다.

현지 미술 전시회에서 움막 울타리처럼 빙 나무로 둘러싸인 곳 안에 소금을 뿌려놓고 구별해 놓은 것은 아프리카의 원시성과 함께 멀리 한국 무속과도 연계된 듯한 느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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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때 남아공 전통적 치료장소를 형상화한 작품. 흰 천과 동물 해골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아프리카 토착 종교는 신들림 등 샤먼적 요소가 있다.

아프리카의 종교성은 공동체의 다산과 유지에 관심을 둔다.

창조신은 인간세계에서 멀리 떨어진 존재이고 조상 혼령들이 영적 지도와 힘에 대한 통로 역할을 하는 매개자이기도 하다. 또 피 흘림과 가면 등이 중요한 종교의식 가운데 하나라고 브리태니커 사전은 소개한다.

55개국(유엔 회원국 54개국)으로 이뤄진 아프리카는 각 국가 내 여러 종족별로 언어와 관습, 신념 체계가 달라 종교 역시 다양한 색채를 갖고 있다.

신흥종교, 독립 교회, 예언적 운동 등은 토착 종교와 '혼합'됐다는 지적도 받는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서구 식민 지배에서 독립한 아프리카 나라들의 정체성과 유연성, 연속성을 반영하는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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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남아공 말로티산 동굴에서 조상들과 신께 기도하러 모인 토착교회 신도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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