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지사 "간토학살 추도문 안 보낼 것"…9년 연속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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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 지사가 1일 기자회견에서 올해도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 추도 행사에 별도 추도문을 보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고이케 지사는 매년 9월 1일 도쿄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개최되는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9년 연속 추도문을 보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선 지사인 그는 취임 첫해인 2016년에는 추도문을 전달했으나, 2017년부터 작년까지 8년간은 송부하지 않았다.

고이케 지사는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같은 날 동일한 장소에서 열리는 도쿄도 위령협회 행사에서 극도로 혼란스러운 와중에 희생된 분들을 포함한 모든 분에 대해 애도하는 뜻을 나타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생각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야가와 야스히코 추도식 실행위원장은 고이케 지사 발언에 대해 "항의하고자 한다"며 "조선인 학살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교도에 말했다.

간토대지진은 일본 수도권이 있는 간토 지방에서 1923년 9월 1일 일어났다. 지진으로 10만여 명이 사망하고 200만여 명이 집을 잃었다.

일본 정부는 당시 계엄령을 선포했고 일본 사회에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라거나 '방화한다' 같은 유언비어가 유포됐다. 이러한 헛소문으로 약 6천 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이 살해됐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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