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탄파 일색 국힘 새 지도부…쇄신보다 對與 강경 투쟁에 무게추
최고위 9명 중 8명이 반탄파 전망…반탄파 완승에 일단 지도체제 안정화
입지 축소 찬탄파와 내홍 가능성…지지율 제고·내부 통합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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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결선 진출 (청주=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장동혁 당 대표 후보가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는 4명의 후보가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해 1, 2위를 기록한 김문수, 장동혁 후보가 결선에 진출, 재투표를 실시해 오는 26일 당선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2025.8.22 hkmpooh@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최평천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가 사실상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로 구성되게 됐다.
당 대표 선거가 반탄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 간 결선 대결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반탄파가 대거 승리하면서다.
이에 따라 지난 6·3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이 당 쇄신보다는 강경한 대여 투쟁 노선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 과정에서 친한(친한동훈)계를 비롯해 찬탄파와의 단일대오 구축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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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최고위원에 신동욱 (청주=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된 신동욱후보가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2025.8.22 hkmpooh@yna.co.kr
◇ 국힘 최고위 9명 중 8명이 반탄파 전망…지도 체제 자체는 안정적
국민의힘 새 지도부인 최고위원회는 오는 26일 결선 투표에서 당 대표가 선출되면 본격 출항하게 된다.
최고위는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선출직 최고위원 5명, 당대표 지명직 최고위원 1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22일 선출된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우재준 등 5명의 최고위원 중 4명은 반탄파로 분류된다.
현역 의원인 신동욱 최고위원의 경우 윤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반대표를 던졌으며, 원외 인사인 김민수·김재원 최고위원은 반탄 중에서도 강경파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 역시 탄핵에는 반대했다. 다만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 때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에 참여하는 등 상대적으로 중도 보수 성향이란 평가도 동시에 받는다.
5명 중 확실한 찬탄파는 양향자 최고위원이다. 그는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한동훈 전 대표를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당연직인 송언석 원내대표와 김정재 정책위의장 역시 반탄파이며, 당대표가 누가 되든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도 반탄파 인사를 앉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전체 9명 중 8명이 반탄파 인사로 채워지면서 당 지도체제 자체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헌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현 대표 체제에 반대하는 4명이 사퇴하면 지도부가 붕괴한다.
직전 한동훈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최고위원 집단 사퇴로 붕괴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지도부는 '당권 방어막'을 구축한 셈이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이런 결과에 대해 "당에서 윤석열과 계엄을 옹호하는 사람은 없다"며 "다만 당원들은 한 전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방식이나 소위 내부총질 같은 행위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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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기념 촬영하는 당 대표 후보자들 (청주=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안철수(왼쪽부터), 김문수, 조경태, 장동혁 당 대표 후보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8.22 [공동취재] hkmpooh@yna.co.kr
◇ 쇄신동력 약화에 찬탄파 입지 축소…정치권 일각 분당 가능성도 거론
지도부가 반탄파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저하됐던 당 쇄신 동력은 급속하게 더욱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당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혁신안은 물론 전대 과정에서 찬탄파 후보들이 주장한 쇄신안은 자연스레 힘을 잃을 것으로 관측된다.
새 지도부는 대신 당분간 대여 공세를 통해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부각하고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맥락에서 찬탄파 및 혁신파의 당내 입지도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 친한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혁신은 물 건너간 것"이라며 "혁신을 통해 떠나간 중도 민심을 돌아오게 해야 하는데 이제 지도부는 장외 투쟁한다고 나서면서 혁신은 나 몰라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탄파가 확고한 주류를 차지하면서 내홍이 격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전대 과정에서 반탄 대표 후보들은 찬탄파와 대립각을 세워왔고, 최고위원들 역시 "내부 총질을 멈추라"고 강경한 메시지를 내왔다.
특히 당 대표 결선에 진출한 장동혁 후보는 찬탄파에 당을 나가라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양향자 최고위원을 비롯한 찬탄파는 극우성향 인사인 전한길 씨 문제 등과 관련해 '극우와의 절연' 주장해왔다.
이런 입장차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분당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계열 모 인사를 만났는데 장동혁이 당 대표가 되면 자기들은 탈당한다고 했다"며 "윤석열, 김건희, 전한길하고 행동하는 김문수, 장동혁이 만약 당 대표가 된다고 하면 분당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 내에서는 친한계가 탈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이에 따라 새 지도부의 최대 과제는 강력한 대여 투쟁과 당내 통합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곤두박질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가 될 전망이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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